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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4. 2019

건강한 한 끼

구미 복어를 맛보다. 

규칙적인 운동, 식습관 관리, 스트레스 관리 등 TV만 틀면 온갖 건강프로에서 항상 나오는 내용이다. 그 내용이나 방법이 다를 뿐이지 우려먹는 사골 같은 느낌이랄까. 그만큼 건강은 인간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다. 고지혈증은 서구화된 식생활, 운동 부족, 불규칙한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고 하는데 패스트푸드는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적어도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와 한 끼의 식사를 건강하게 해보려고 하는 편이다. 복어는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있어서 가끔 즐기는 편인데 구미 역전에 괜찮은 복어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복어는 종류가 참 많지만 보통 복어 음식점에서 먹는 복어는 3~4종류에 국한이 된다. 남해바다를 가면 졸복 등을 비롯하여 1~2가지가 더 추가되기는 한다. 

이곳은 지리보다 매운탕이 더 인기가 있는 집이라고 하는데 양념이 맛이 좋아서 그런단다. 그렇지만 재료 본질의 맛을 좋아해서 지리를 즐기는 편이다. 지리의 맛도 괜찮고 깔끔했다. 복어의 한자 복(鰒)은 본래는 전복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허한 것을 보하고 습한 기운을 없애며 허리와 다리의 병을 치료하고 치질을 낫게 한다고 하니 허리나 다리의 병이 있는 사람은 자주 먹으면 기능성으로 효과가 있을 듯하다. 

이곳은 준비된 복어를 뚝배기에 끓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냄비에 담겨서 나오는데 복어가 익기 위해 끓어가는 때 미나리를 건져내서 준비된 양념에 비벼준다. 

양념에 비벼진 야채를 먹어보고 양념 맛이 괜찮은 집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야채가 완전히 익혀지기 전에 무쳐지면 아삭아삭하면서도 양념 맛이 잘 배어서 맛이 좋다. 

백옥같이 희고 맑으며 투명한 광채가 나고 맛은 담담하면서도 싱겁지 않은데 소스장에 찍어서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수컷 복어의 이리가 맛이 좋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먹어보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얀 이리(魚白)를 서시(西施)의 젖(乳)에 비유하여 '서시유(西施乳)'라 하며 절미(絶味)로 쳤다고 한다. 

2인분을 주문하면 이렇게 나온다. 주문을 하면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렇게 각종 재료를 넣고 준비해놓는다고 한다. 이곳의 양념 맛을 보니 복매운탕도 맛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접 독이 있는 복어를 손질해서 먹는 것보다는 전문점에서 잘 손질된 복어로 건강한 한 끼를 먹는 것이 속편 하다. 한 끼의 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건강하게 먹는 것은 취사선택이 아니라 계속 추구해야 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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