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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8. 2019

하늘의 균형

충북 단양 패러글라이딩

하늘을 나는 일은 내가 가진 무게와 공기가 가진 무게, 바람의 흐름과의 균형 속에 가능해진다. 터빈을 돌리는 힘으로 추력을 내서 날아가는 비행기 역시 공중에 뜨는 시간과 비행기 날개 길이 등이 정밀하게 계산된 결과다. 항공기 날개에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추력, 뒤로 잡아당기는 항력, 위로 뜨려는 양력, 아래로 끌어내리려는 중력이 동시에 작용한다. 인공적인 추력이 없이 사람이 날 수 있는 방법 중 대중적인 것은 바로 패러글라이딩이다. 

중력에서 조금 떨어지기 위해 높은 곳의 위치에너지를 이용하되 오랜 시간을 날기 위해서는 사람의 무게에 걸맞은 패러글라이딩의 캐노피의 길이와 양력을 만들어주는 바람을 타는 것이 필요하다. 날개처럼 펴지는  패러글라이더는 주머니 형에 가까운 낙하산 형태의 캐노피와 캐노피에 연결되어 글라이더의 조정성을 유지하는 산 줄들, 또한 이를 연결한 라이저로 구성되어 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무척이나 막히는 단양의 도로로 올라와서 패러글라이딩을 위해 잠시 기다렸다. 

보통 15분 이상의 코스로 날면서 동영상을 촬영해주는 것이 많이 이용하는 코스라고 한다.  패러글라이딩이 1986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30년이 된 레포츠로 충북 단양은 패러글라이딩을 지역 활성화 산업 중 하나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뒤 좌석에 앉듯이 조종사를 잡아주는 하네스는 패러글라이더와 비행사를 연결하여주며, 파일럿이 조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종석의 역할을 해준다. 


우선 맞바람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허리를 너무 굽히지 않고 열심히 뛰어서 나아가야 한다. 그러다가 보면 어느새 발이 뜨게 되는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짚트랙보다 훨씬 안전한 느낌이다. 즉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패러글라이딩보다 집트랙에 더 공포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비행기가 가진 에너지를 사용해서 나아가는 힘이라면 패러글라이딩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날아가는 균형을 도모한다. 사람의 역량에 따라서 바람의 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더 멀리 혹은 더 길게 탈 수도 있다. 

장비의 가격을 물어보자 패러글라이딩 역시 초급, 중급, 고급으로 장비 가격이 구분이 되며 새것의 가격과 중고의 가격이 다르다고 한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2인이 탈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의 가격은 새것을 기준으로 1,2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패러글라이더의 활공 비율은 초보자용은 1:6 정도로 10m 높이에서 활공하면 60m 정도의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행글라이더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힘들지 않게 이동할 수 있기에 안전하다. 

하늘에 올라와서 보니 시간이 아주 천천히 가는 느낌이다. 바람소리 외에 아무것도 들리는 것이 없다. 이곳 단양 패러글라이딩장은 엄청난 폭우가 아니라면 비행이 가능하기에 일 년 365일 중 320일을 패러글라이딩해 볼 수 있다. 

단양을 감싸고 있는 산은 철쭉제가 열리는 소백산이다. ‘희다’·‘높다’·‘거룩하다’ 등을 뜻하는 ‘붉’에서 유래된 백산(白山)이 여러 개 있는데, 그중 작은 백산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 소백산으로 고려 때부터 왕태(王胎)를 안치한 곳이기도 하다. 


이리저리 흔들며 공중에서도 중력의 힘을 느껴볼 수 있는 비행도 할 수 있다. 거의 180도에서 270도 가까이 돌아가기도 한다. 

이곳 소백산은 그렇게 광활한 영토를 가졌다던 광개토대왕도 넘지 못했던 곳이다. 고구려가 신라 방면에 세력을 펼칠 때도 광개토왕은 소백산 죽령(竹嶺)은 넘지 못했던 것이다. 

한참을 날다가 이제 착륙을 할 때가 되었다. 이날은 생활체육대전이 열려서 원래 착륙하던 곳이 아니라 이곳으로 임시 착륙장을 변경하였다고 한다. 


변화를 원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단 하루의 짧은 여행도 좋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무엇이든 즐기려 애쓰고 그 순간을 제외하고 소유하지 않고 향유하면 그것만으로 좋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여행지의 일상과 대자연 앞에서 떠나온 현실을 직시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소중함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다. 하늘을 날 때 균형이 필요하듯이 인생에서도 경험의 균형이 필요하다. 


이글의 경험을 위한 패러글라이딩 체험은 단양 패러글라이딩 '청춘패러'에서 제공해주었다.

충북 단양군 가곡면 사평리 2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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