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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1. 2019

참된 본성

괴산 연풍리의 수옥폭포

신체에 있는 감각 기관들이 외부의 대상들을 향해 나가게 되면 자신을 잃어버린다. 마음과 감각 기관을 스스로가 제어할 수 있을 때만 우리는 자신의 참된 본성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수련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폭포 아래에서 수련하는 방법은 우리 선조들이 많이 시도했던 방법이다. 감각들을 꾸준히 고정시키는 수련 방법 중에 요가라는 운동이 있다. 보통 폭포는 산속에 차로는 접근하기에 좀 거리가 있는 곳에 있어서 많이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괴산 연풍리의 수옥폭포는 입구에서 얼마 걷지 않아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은 곳이다. 

문경과 괴산은 자연과 풍광이 좋은 길을 같이 품고 있는 곳이다. 길 너머 충북 괴산 연풍에서 소조령까지의 산새길은 이제부터 온갖 봄꽃이 만발하고 있었다. 서서히 겨울잠에서 깨어나 20m 절벽 아래로 물을 토해내고 있는 수옥 폭포의 모습을 보기 위해 올라가 본다. 

괴산을 대표하는 옛길인 산막이옛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전국의 백미로 꼽을 수 있는 곳이다. 산막이 옛길에는 산책로 4km, 스토리텔링 26개소, 등산로 2코스, 유람선 4척, 편의시설 18개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옛길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된 산책로이며 옛길 구간 대부분을 친환경 공법으로 환경훼손을 최소화하여 살아있는 자연미를 살려두었다고 한다. 

봄날이어서 우렁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반갑게 보기 위해 걸어서 올라가 본다. 요가의 의미를 우파야(upaya)라고도 하는데 우파야란 우리가 따르는 길,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뜻한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서 가야  하는 것일까. 수옥폭포로 올라가는 길은 호흡을 가다듬는 것과도 연결이 되어 있다. 몸 안으로 들고 나는 호흡이 잡히면 마음도 잡힐 수 있다고 하는데 빠르게 걷기에도 호흡을 잘하면 도움이 된다. 

멋진 풍광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안도감을 찾고 안정되게 된다. 나이 듦에 따라 마음이 약해지면 감각 기관도 약해지는데 이때 질병이 쉽게 몸을 덮칠 수 있다. 그러므로 마음의 치유 역시 필수적이라고 한다. 

괴산은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돌아볼 수 있는 수옥폭포 일대는 관광, 체험관광, 생활관광으로 조성해서 차별화된 체류형 여행지로 만들어 관광단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 길은 괴산을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김홍도의 트래킹 코스로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김홍도는 안견(安堅)·정선·장승업(張承業)과 함께 조선시대의 4대 화가로 손꼽히는데  스승인 강세황으로부터는 '근대명수' 또는 '우리나라 금세의 신필'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20대에 도화서의 화원이 되었으며, 28세 때인 1773년에는 어용화사로 발탁되어 영조어진과 왕세자의 초상을 그리고, 이듬해 감목관의 직책을 받아 사포서(司圃署)에서 근무했다. 

김홍도는 일명 단원법이라고 불리기도 한 김홍도의 화풍은 한국적 정서가 담긴 진경산수화를 많이 그렸다. 산수화는 생활 주변의 일상적인 풍경을 그리는 사경산수화(寫景山水畵),  실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근대이행적인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실제 경치를 그린 실경산수, 정형화된 느낌의 이상산수, 원체화적 경향을 띤 정형산수등이 있다. 

조령 제3관문에서 소조령을 향하여 흘러내리는 계류가 20m의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루어진 수옥폭포는 폭포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이곳에는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이곳으로 피신하여 초가를 지어 행궁을 삼고, 조그만 절을 지어 불자를 삼아 폭포 아래 작은 정자를 지어 비통함을 잊으려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수옥폭포를 한 바퀴 돌아보고 다시 걸어서 아래쪽으로 내려가 본다. 호흡을 제대로 하면서 걸어본다. 호흡을 제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걸어보는 싱그러운 풀내음이 가득한 숲과의 조화가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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