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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2. 2019

인생 시퀀스

성주산을 걸으며 생각하며...

영화에서 하나의 신은 한 개 이상의 쇼트가 이루고 그 신이 신과 연결되어 시퀀스를 이루게 된다. 전 단계가 없이 다음 단계로 진행되게 되면 어색하고 부드러워지지 않는다. 인생의 시퀀스 역시 부드럽게 이어져야 억지스럽지 않다. 운동 역시 똑같다. 하나의 동작은 다음 동작으로 데려가 주고 그 동작은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시퀀스 자체가 에너지를 모으는 길이다. 보통 사람들은 운동을 했다고 하면 허리가 아픈데 혹은 고관절이 아픈데 좋은 동작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특정한 부위를 위한 한 가지 동작 같은 것은 없다.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우러져야 점차적으로 개선이 되는 것이다. 

여름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아오는 성주산은 성주계곡과 심연동 계곡이 있어서 좋은 곳이다.  성문(聖門)이 곳곳에 서서 선(禪)과 선(仙)의 규모를 이루며, 기암으로 이루어진 남쪽의 산세에서는 조선 말기 독립투사를 많이 배출하기도 한 성주산은 높이 680m의 산으로 산림이 울창하여 목재 등 임산물도 많이 생산된다. 

자연스럽게 숨을 쉬듯이 여행하고 자연스럽게 자연을 만나본다. 수련하는 것처럼 지성적으로 감정적으로 산만해지지 않은 채 하게 되면 매번의 수련은 결코 똑같지 않고 타성에 젖지 않게 되며 수련하는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오래간만에 찾은 보령에서 성주산은 인생 시퀀스를 돌아보기에 좋은 곳이다. 시퀀스가 하나의 서사이며 흐름이 있는 이야기이듯이 인생 시퀀스 역시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서로 연관된 작은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인생이 만들어진다. 

성주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다양한 형태의 쉼터들도 조성되어 있다. 내면이 정말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촘촘하게 인생 시퀀스를 구성하는 것이 자신이 가야 하고 해야 할 일을 좀 더 또렷하게 알 수 있게 만든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성주골 동쪽으로 깊은 골짜기에 있는 마을을 심연동이라고 부르는데 마을이 깊은 골짜기 안에 있다 해서 심연동이라고 부르며 물이 흐르니 심연동 계곡이 되는 것이다. 심연동으로 오르는 길가에 있는 심연동 계곡은 골과 골 사이로 흘러내리는 계곡이 깊고 수려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역시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고 한 것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고요하면서도 조용한 것이 수련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아쉬탕가를 하다 보면 인터미디어트 시리즈에 도달할 때가 오는데 이 시리즈는 내면과 무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나디 쇼다나(Nadi Shodana)는 나디의 정화라고 한다. 

심원마을은 고로쇠 약수로도 유명하고 하늘을 가리는 우거진 숲과 시원한 계곡물 때문에 한 여름밤에도 추위를 느낄 만큼 서늘하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희망마을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성주산에서 채취한 고로쇠 수액을 이용한 된장과 간장을 담는다고 한다. 고로쇠 수액은 칼슘, 마그네슘과 비타민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은 물론 인체 노폐물을 배출해 주고 위장병과 신경통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질 좋은 호흡은 상당히 중요하다. 호흡이 행동을 지원하고, 행동이 자세를 지원할 때, 각각의 움직임은 부드럽고 정확하며 완벽하게 안정된다고 한다. 여행을 하다 보면 지치기도 하지만 좋은 풍광을 만날 때면 에너지가 가득 채워지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이 날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성주산에서 느꼈다. 인생의 시퀀스가 이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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