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土地)

하동 박경리 문학&생명관

사람은 발을 딛고 살아갈 땅이 필요하다. 날 수 있는 새조차 쉴 때는 땅을 딛고 있다. 그 땅은 법률상으로는 물권의 객체가 되는 토지이다. 토지에 남다른 애착(?)이 있는 사람들은 토지를 함께 살아가야 될 공공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점유하고 지대를 올릴 재산의 관점으로만 본다. 소설 토지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고향이며 마음의 안식처로 혹은 봉건적 가족 제도와 신분질서의 해체 속에 전환점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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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을 했던 공간 원주와 태어나고 삶을 마친 곳 통영, 소설 토지 속에 배경이 되는 평사리의 박경리 문학관을 모두 가보았으니 이제 박경리의 흔적은 모두 가본 것이다. 특히 소설 속의 배경이 되는 평사리는 수없이 와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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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참판댁은 여러 번 와보았지만 박경리 문학관은 시간대가 안 맞아서 찾아오지 못하다가 이번 기회에 들어가 보았다. 이곳에는 소설 토지뿐만이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시대의 물건과 박경리가 살아생전에 사용하던 것과 사진들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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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5부 16권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는 토지의 1부는 1894년 평사리에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최참판 일가의 몰락, 2부에서는 배경을 만주 용정으로 옮겨 최서희의 치부와 조준구에 대한 복수, 그리고 최서희와 두 아들을 비롯한 평사리 사람들의 귀향, 3부에서는 배경이 넓어져 만주와 일본 동경, 서울과 진주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전개, 4부에서는 김길상의 출옥과 탱화의 완성, 기화(봉순이)의 죽음, 그리고 오가다 지로와 유인실의 사랑과 갈등, 마지막 5부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가운데 한국인들의 고난과 기다림을 형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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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지인이 오빠 글은 언제 쓸 거냐고 물어보았다. 그러게 계속 다른 사람, 다른 장소, 여행지에 대한 글만 쓰고 있다. 이번에 떠나는 해외여행에서 다음으로 나아갈 글의 방향을 생각해봐야겠다. 소설은 실제는 아니지만 더 현실감 있게 쓰여야 한다. 소설은 사람들 머릿속에서 현실감 있게 그려지며 생명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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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사회상은 어떠했을까. 대가족을 이루며 살던 최참판댁 사람들은 최치수를 비롯하여 윤씨부인, 김개주, 최서희, 김길상, 김환, 별당 아씨, 조준구, 홍씨부인, 조병수, 삼월이, 봉순네등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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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캐릭터에 인성과 그 성격을 부여하면 살아 숨쉬기 시작한다. 그것이 소설의 매력이다. 작가가 쓰지만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독자다. 글이 가진 매력을 더욱더 부각하는 것은 바로 사람의 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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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여서 가족사진을 찍듯이 그림을 그려두었다. 읽는 사람의 성격마다 좋아하는 캐릭터도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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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최참판댁이 과거 토지 속에서 실제로 살았던 것처럼 찍혀 있다. 문학&생명관은 연면적 216㎡의 철근콘리트 한식기와구조에 56석 규모의 세미나실과 전시, 독서·집필 공간, 회의실, 문학관사무실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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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것은 잊히고 생명이 떠난 것은 지나간다. ‘문학&생명’은 ‘토지’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생명사상’을 강조하며 평소 평사리를 ‘생명의 땅’이라고 밝힌 박경리 선생의 유지를 받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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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땅에서 생명이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가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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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의 비밀을 알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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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가져갈 것이 없어서 홀가분했다는 작가 박경리의 인생은 그냥 기록으로만 볼뿐이다. 작가는 복잡한 인간세상을 꿰뚫어 보고 그 세상을 단순하게 그려야 할 의무가 있다. 작가로서 배고프지 않게 살기 위해서는 참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균형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사고하는 것은 능동성의 근원이며 창조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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