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13. 2019

복어 지리탕

복사꽃이 떨어지기 전에 먹는 맛

복사꽃은 병마를 쫓아내는 선약(仙藥)의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꽃은 4월 중순경 잎보다 먼저 피는데, 대부분 분홍색이지만 품종에 따라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 중국의 설화에서 서왕모는 3천 년에 한 번씩 열리는 천도복숭아 일곱 개를 선물로 가져가 서로 나누어 먹는다. 복숭아를 신선이 먹는 불로장생의 과일로 받아들이게 된 시발점이다.

갑자기 복사꽃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만들어서 먹을 음식 때문이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복사꽃이 떨어지기 전 복어에 파란 미나리, 간장, 기름 등을 넣고 국을 끓이면 진미라고 나온다. 어찌 이 시기에 복어를 요리를 해서 안 먹을 수가 있겠는가. 

농수산물시장을 찾았는데 갑자기 복어가 눈에 뜨였다. 복어 지리탕은 한 번도 끓여본 적은 없지만 뭐 끓여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시장에서 손질된 복어 4마리가 20,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우선 육수를 내기 위해 먼저 끓이기 시작한다. 다시마와 무, 건고추,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여낼 준비를 한다. 생선 역시 숙성을 거쳐서 먹으면 더 맛이 좋아진다. 숙성기간을 거치면 이노신산 함량이 높아지면서 글루탐산과 상승작용을 해서 맛이 좋아진다. 

육수를 끓이는 사이에 나머지 재료를 손질해준다. 돌미나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하고 숙주와 팽이버섯을 준비했다. 복어가 다 끓여진 다음에 넣는 것이 아삭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육수에 복어를 넣고 끓인 다음에 양념으로 첨가될 것을 준비한다. 고춧가루 2T, 건고추 3개, 청양고추 3개, 마늘 빻은 것과 간장, 참치액을 넣어서 준비해두었다. 

손질된 복어를 세등분해서 넣어서 육수에서 끓여주기 시작한다. 복어는 독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복어요리를 하는 글은 많지가 않다. 물론 수산시장 등에서 손질을 잘된 것을 사서 요리를 해야 되는 것이 맞다. 눈알부터 내장과 알 등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음식의 궁합에 있어서 복어에 꼭 미나리를 넣는 것은 미나리가 현대인들에게 건강채소로 각광받는 것은 무엇보다 해독 및 중금속 정화작용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복어를 먹으면 체내의 불화가 사라지고 엄동설한 추위도 잊게 해준다고 한다. 

한 그릇을 잘 담아보았다. 역시 복어는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고춧가루가 조금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깨끗한 지리의 느낌보다는 살짝 매운탕의 느낌이 묻어 나오지만 시원한 것은 사실이다. 복어가 성을 잘 내는 고기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인 진어(嗔魚)를 요리해서 먹기 위해서는 손질을 잘하는 집으로 가는 것이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계란 장조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