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26. 2019

술과 음악

보라카이를 마음껏 즐기다. 

술과 음악은 매우 궁합이 좋다. 모든 음식은 적당할 때 몸에 좋듯이 술 역시 다양한 색깔이 있다. 이번 보라카이 여행에서는 칵테일을 있는 힘껏 즐긴 느낌이다. 게다다 흥을 받으면 춤을 추어도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칵테일 중 대표적인 것으로 진토닉이 있다. 토닉(TONIC)은 영어로 기운을 북돋우다는 의미가 있다. 보통 라임(이걸 가지고 농담했는데 그냥 받아주더이다. Let's have a lime.)을 먼저 넣고 진을 붓고 얼음을 넣은 다음 토닉워터를 넣고 스터를 해주면 진토닉이 만들어진다. 

도착한 날도,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역시 푸른 바다를 보는 것은 동남아 여행의 매력이랄까. 여행이란 무엇을 기대하고 그 문을 열고 들어왔는지 그것에 부응하는 것은 그곳의 자연이지만 사람이기도 하며 어떻게 즐길 것인지에 대한 자세이기도 하다. 

칵테일도 저렴한 편이어서 얼마든지 마셔도 부담이 없다. 보통 진토닉은 첫 번째 잔으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물론 칵테일을 많이 마셔본 스타일이라면 말이다. 

지인은 망고를 있는 힘껏 먹어보려고 했는데 사놓기만 하고 제대로 먹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망고를 가장 편하게 즐기는 법은 그냥 믹싱 해서 사 먹는 것이 가장 편하다. 가격도 부담 없고 굳이 잘라서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손에 묻지도 않으니 일석이조다. 

온도가 높은 열대지방에 오면 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생각날까. 일명 헤밍웨이 다이키리는 럼, 라임, 그레이프 프루트 주스를 넣은 칵테일은 쿠바에서 헤밍웨이가 매일 밤마다 바를 다니며 마셨다고 한다. 푸른색의 살짝 묵직한 글라스를 들고 그 밑을 바라보고 있으면 바다가 떠오른다. 

여러 외국인을 만났지만 이 친구는 18살로 보라카이 해변에서 나름 유명한 클럽에서 일하고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밝다. 한국인들만 필리핀 사람들을 안쓰러워하지 필리핀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한국사람들보다 행복도가 높다. 한국인들을 물질적으로 행복을 평가하기에 만족도가 떨어진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믹싱 해주었던 DJ다. 어찌나 춤의 흐름을 추기 쉬운 음악들을 틀어주는지 리듬감을 타기에 좋다. 한국의 클럽들은 시끄러운 전자음악 위주지만 필리핀은 리듬감이 있는 음악 위주로 틀어준다. 요즘 많이 듣는 음악 중에 Pedro Capo, Alicia Keys, Farruko의 Calma(스페인어로 평온한)라는 음악이 있다. 보라카이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보통 럼이나 진은 그 자체로도 풍미가 좋은 몰트 위스키에 비해 맛이 없다. 그렇기에 섞어 마시면서 탄생한 칵테일은 그 자체로의 매력이 생겨난다. 사탕수수의 부산물인 당밀이나 사탕수수즙을 발효, 증류시켜 만드는 투명한 증류주 럼은  캐러비안의 해적 잭 스패로우의 럼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는 대사에도 등장한다. "Why is the rum always gone?" 지금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전쟁처럼 영국과 프랑스는 수많은 전쟁을 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진이라는 술이다. 브랜디와 코냑에 과도한 세금을 부여하면서 그 대체품으로 탄생한 것이 런던 드라이 진이다. 진도 솔직히 그렇게 맛있는 술은 아니다. 그래서 칵테일에 많이 사용된다. 증류 이후에 향료는 첨가할 수 없고 감미료 첨가가 가능하지만 최종 생산물 기준으로 설탕이 리터당 0.5g을 초과하면 안 되는 것이 진이다. 

이 칵테일이 이번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마신 것이다. 이곳의 음악도 나쁘지는 않았다. 이 한잔의 술에는 그 순간의 시간이 담겨 있다. 어떻게 보면 참 긴 시간이고 어떤 의미에서 보면 찰나다. 남자와 여자도 정작 중요한 것은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프리 하다는 것은 방종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자세의 본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천국 같은 올랑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