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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5. 2017

천국 같은 올랑고

라푸라푸 침략가 마젤란에 맞서다. 

세부의 작은 섬인 올랑고섬은 필리핀의 수많은 섬 중에 하나지만 외세 침략에 맞선 한 남자의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다. 16세기 유럽은 동쪽으로 서쪽으로 항해를 시작해 대서양과 태평양시대를 열었다. 이들은 앞선 문명을 기반으로 도착하는 곳마다 약탈과 정복을 하며 원주민을 학살하기도 하고 몰아내기도 했다. 수많은 토착 문명이 그때 파괴되었다. 


탐험가로 콜럼버스와 마젤란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1519년 8월 스페인에서 서항로로 몰루카제도에 갈 계획을 세우고 떠난 마젤란은 남하하다가  1520년 11월 해협을 빠져나가 잔잔한 대양에 이르자 이를 태평양이라 부르고 그가 지나온 해협은 마젤란 해협이라고 불리게 된다. 마젤란은 계속 항해를 하다 1521년 초에 세부와 막탄 섬에 도착하였다. 

막탄 섬 북서쪽으로 내려오면 라푸라푸시가 있는데 좁은 바다를 건너면 올랑고 섬이 나온다. 마젤란은 이 올랑고섬에 도착했는데 원주민들에게 기독교로 개종하고 에스파냐에 복종할 것을 강요한다. 그러나 필리핀 막탄 섬의 부족장이었던 라푸라푸는 그런 그에게 맞서기로 결심을 하고 싸워 마젤란을 죽이게 된다. 우리가 배우는 세계사 교과서에 라푸라푸는 나오지 않지만 마젤란을 언급한 내용을 보면 살해당하였다고 쓰여 있다. 

폭이 좁은 보흘 해협을 사이에 두고 세부시와 마주 보고 있는 막탄 섬에는 막탄 세부 국제공항이 있어 세부를 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거쳐가야 한다. 1521년 4월 27일 올랑고섬을 지나 막탄 섬으로 마젤란은 올랑고 리프 플랫 같은 곳에 갇히게 된다. 필리핀인들에게 침략자였던 마젤란은 이곳에서 라푸라푸에게 죽게 된다. 막탄 섬의 옛 이름은 오폰이었으나 이후 그를 그려 라푸라푸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다. 

올랑고 섬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막탄 섬과 올랑고 섬에는 리프 플랫이 있는데 좁은 곳은 1km에서 길게는 10km가 넘는 해안에 얕은 바다가 끝없이 이어진다. 하늘은 너무나 푸르고 그 아래에는 유유히 헤엄치는 바닷물고기들만 보인다. 

사람마다 모두 자신만의 길이 있다고 하는데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기도 하지만 운명 같은 장소를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기도 하는데 일상의 쉼이 있는 여행지였다면 발길을 돌려야 할 때 안타까움이 몰려온다. 

올랑고섬을 둘러싼 바다의 가장 깊은 곳이 50cm 정도에 불과하다. 백사장이 끝없이 이어진 이곳에서 천상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대항해시대를 대표하는 항해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은 수많은 곳을 항해하면서 아름다운 곳을 많이 만났을 것이다. 크고 평평한 바다라는 ‘태평양(太平洋).’을 발견하고 괌을 지나 4월 필리핀에 닿은 그는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장소에 대한 로망이 머릿속에 잔상처럼 남는 곳이 있다. 올랑고섬의 얕은 바다에는 음식점이나 쉴 수 있는 제대로 된 공간 찾기 힘들지만 마음이 너무 편안해진다. 쉼이라는 것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는 곳이기도 하다. 

누가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지만 길게 뻗은 돌을 밟고 지나가면 그 끝에 잠시 쉴 수 있는 사각형의 정자가 나온다. 진한 초록색의 지붕과 짙푸른 하늘의 배색이 잘 어울려 보인다. 

마젤란은 이곳보다 먼저 세부에 도착하여 라하 후마 본 왕족을 개종시키고 그 아래에 있는 섬 막탄 상륙을 시도하지만 라푸라푸의 계략에 의해 얕은 바다에 갇혀 가장 강력한 무기인 대포의 사정거리를 확보하지 못한다. 열대지방의 바다에 내려 얕은 해안을 걸어서 육지까지 가려던 마젤란의 선단은 유럽식 전투복이 발목을 잡아 결국 대부분이 전사하게 된다. 

왕족을 개종시킨 덕에 필리핀 인구의 90% 가까이가 크리스트교를 믿는다. 세부에는 마젤란을 복음 전파자로 기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에 맞서 일어선 라푸라푸를 지도자로 추앙하고 있다. 지나간 역사를 지우려 하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필리핀인들의 관점이 부럽기도 하다. 

올랑고는 태양이 작렬할수록 바다는 더 투명해지는 곳이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을 코코넛 주스를 하나 들고 책 한 권을 가지고 저곳에서 여유를 즐겼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수백 마리가 무리 지어 이동하는 잭피시 떼를 만나기도 하고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의 풍광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다. 


부크크 http://www.bookk.co.kr/book/view/23837

사형수

최홍대가 첫 장편 소설로 발표한 '사형수'는 사회적 이슈와 언론, 사람과 사람사이의 미묘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현되고 서술되었다. 과거로 부터 도망가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지만 결국 그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야 했던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의 이야기가 섵불리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갑작스럽게 사형이 집행된 이 후, 사회에서 밀려 나가지 않기 위해 살아야 했다. 군중 속에 고독하지만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는 것 같았지만 아버지의 흔적을 찾고 나서는.......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스토리는 기존 장편소설에서 꾸준히 나왔던 플롯이지만, 이번에는 그에 더해 현대사 속 실제 사건을 접목시키고 이를 추리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현은 사형제도가 아직 존속되고 있는 한국에서 살고 있고 경찰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기획수사에 투입되어 억울하게 그 생을 마감한다. 그 트라우마를 견뎌내는 듯했지만 여전히 꿈속에서는 현재 진행행이다. 아들이 발견하는 것을 원했는지 모르지만 숨겨 있었던 거대한 부조리와 폭력에 맞서려 한 소시민의 의지가 그려진다. 또한 ‘현’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상실감과 정면 돌파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동시에 트렌디한 이슈를 끌어들여 유기적이고 심층적으로 그려졌다.

www.bookk.co.kr

 

Yes24 http://www.yes24.com/24/goods/45879998?scode=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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