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알라딘 마침은 재스민
재스민 역에 나오미 스콧이 주인공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알라딘을 보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수로도 활동하는 나오미 스콧은 베트남에 갔을 때 영화로 처음 보았던 배우다. 이번에 개봉한 알라딘은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여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내고 있다. 이슬람 세계사를 읽어보았기에 이슬람에서 술탄의 역할이 어떠한지는 잘 알고 있는 편이다. 한때 유혈사태를 넘어서 전쟁을 일으킨 이슬람 국가들의 전쟁은 바로 술탄의 뿌리가 갈라짐에서 시작한 것이다. 보통은 수니파와 시아파라고 불리는 민족들이다. 술탄이라는 지위는 이슬람 국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특히 여자가 술탄이 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머나먼 사막 속 신비의 아그라바 왕국은 바로 이슬람 국가다. 전통적으로 왕자가 없다면 다른 국가의 왕자와 결혼하여 그 왕자가 바로 술탄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공주 재스민은 자국의 국민을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술탄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여성이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구조는 기존의 알라딘과 다르지 않지만 스토리는 미묘하게 많이 각색되었다. 영화 초반에 그녀가 자신의 아버지인 술탄에게 피력했으며 자신의 시녀에게 이야기했던 말이 가장 와 닿았다.
"왕족은 자신의 국가의 가장 불쌍한 백성이 행복한 만큼 행복해야 한다." 노블레스 하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바람직한 군주라면 자신의 백성이 가장 행복한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신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 아무튼 영화는 무척이나 즐겁고 재미있으며 유쾌했다. 뻔하디 뻔한 이야기처럼 보이는 가운데 재스민의 주도적인 역할이 돋보인다.
이 영화의 재미는 알라딘을 도와주며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지니의 윌 스미스도 한몫을 했다. 마법의 램프는 마치 절대권력 혹은 힘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법의 램프 즉 절대권력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지니의 표정은 극적으로 변한다. 지니가 10,000년을 살았지만 제대로 사용하는 인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인간은 권력과 돈에 약한 존재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알라딘이었기에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볼 수도 없지만 실제의 가치는 자신 속에 내재되어 있다. 좀도둑으로만 그렸던 기존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와는 조금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은 위해 자신마저 속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에서 그만은 다른 길을 걷기 위해 내면과 싸우기 시작한다.
재스민 공주는 어쩔 수 없이 닥친 고난에 정면으로 맞서며 Speechless를 부른다. 역시 가수다운 퍼포먼스와 성량을 보여준다. 참고로 나오미 스콧은 리듬감도 있어서 춤도 잘 추는 편이다. 브리짓트 맨들러의 Hurricane에서 친구로 모습을 비추며 그녀의 매력을 보여준 바 있다. 필자는 영화에서 가장 불행한 캐릭터로 지니를 꼽는다. 인간의 온갖 군상들을 보면서 소원을 들어주어야 하는 수많은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과연 당신은 마법의 램프를 어쩌다가 구할 수 있어서 세 개의 소원을 빌 수 있다면 무얼 빌겠는가. 필자에게 물어본다면 오래도록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오래 할 수 있게, 주변의 사람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게, 글을 읽는 사람이 조금은 마음의 안식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