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 다크 피닉스

분노를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극소수

엑스맨 시리즈에서 다크 피닉스만큼 사람의 트라우마를 잘 표현한 작품이 있을까. 자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도 깨닫지 못했던 아동기에 받은 충격으로 인해 사람이 어떻게 폭력적으로 변하는지 잘 그려낸 작품이다. 물론 사람이지만 뮤턴트들이다. 이번 작품을 보면 매우 이성적이고 자기 절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프레임에 갇힌 인물로 찰스 자비에와 아픈 기억을 덮어버리기만 했던 기만에 분노를 표출하는 진 그레이와의 대결이 본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찰스 자비에는 나이가 들었으며 많은 경험이 있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까지 있었지만 자신의 과오 룰 솔직하게 직면하고 인정했다. 진정으로 솔직하게 인정할 때 상대방도 납득이 된다. 진 그레이처럼 어릴 때 받은 상처는 벽을 세운다고 해서 잊히지 않는다. 오히려 능력을 가졌을 때 폭주를 하게 만든다. 힘이 없을 때는 침묵할 수밖에 없지만 힘이 생기면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싶어 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극단적인 폭력에 노출이 되면 사람은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그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자신보다 약자를 공격하면서 그 무기력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가정폭력을 당했던 사람이 다시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굴레다. 문제는 약자에게 폭력을 가함으로써 무기력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점이다. 가정폭력의 기간이 짧아지고 더 가학적이 되는 것은 그 무뎌짐에 있다. 자신도 왜 그런지 깨닫지 못한다. 영화 속에서 진 그레이는 자신에게 우연하게 들어온 무한 에너지 피닉스로 인해 자신을 억눌렀던 찰스 자비에의 오만에 정면으로 맞서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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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찰스 자비에는 모든 것을 이해한 것처럼 진 그레이만을 위한 것처럼 행동했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였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그 모습을 진 그레이는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면에 제어되지 않은 힘이 밖으로 노출되면서 희생이 잇따랐다.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극단적인 폭력에 노출된 가정에서 자란 사람에게 감히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리 나이가 먹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진 그레이 내면 속의 불타는 파괴적인 에너지의 피닉스처럼 불이 붙었고 그 불은 죽을 때까지 꺼지지 않는다.


불이 붙지 않았으면 모를까. 한 번 붙은 불은 꺼지지 않기에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사회는 그걸 개개인의 영역에 놔두고 모른 척한다. 미국의 경우 FBI가 가정폭력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것이 미래사회에 어떤 영향을 다가올지 통계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분노와 파괴적인 성향 역시 에너지의 다른 형태다. 그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면 되겠지만 실상 그럴 수 있는 능력자는 아주 드물다. 게다가 그런 가정의 경우 교육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기에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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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사고로 내면의 폭발적인 힘과 어둠에 눈을 뜨며 엑스맨이 이룬 모든 것들을 무너뜨릴 최강의 적 다크 피닉스로 변하게 된다. 정신적인 에너지와 모든 능력을 포함한 것보다 넘어설 능력을 가진 그녀는 어린 시절 억지로 덮어둔 아픔으로 인해 모든 것을 파괴할지 사랑하는 사람을 살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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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진 그레이는 다른 사람과 다른 자신을 부모가 저버렸다는 사실과 찰스 자비에게 인위적으로 자신의 기억을 봉쇄한 것에 대해 폭주했다. 비록 가정폭력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 받은 상처로 인한 트라우마가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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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언론의 평을 보면 생각의 한계가 어떤 글을 만드는지 보게 된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성장해야 되는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히어로와 빌런이 같은 캐릭터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영화가 선택한 조금은 독특한 설정이었다. 지속적인 폭력에 노출되고 인성이 무너질 정도로 수시간에서 십 수 시간 가해를 당했던 아이는 가질 필요가 없는 분노의 불꽃을 품기 시작한다. 불행하게 영화 속에서 진 그레이처럼 분노의 불꽃을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위해 긍정적으로 발산하는 경우는 희소하다.


평범하지 않은 불꽃을 가지는 것은 불행일 수 있지만 진 그레이처럼 날개를 달아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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