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충효 테마파크
남이 귀하게 해 준 것은 진실로 귀한 것이 될 수가 없다. 누군가가 귀하게 해 준 것은 누군가가 다시 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귀하고 싶은 것은 사람의 공통된 마음이지만 자신의 귀함을 드러나게 하는데 노력을 하는 대신 외부에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한다. 앞선 것과 뒤의 것의 차이는 무척이나 크다. 금일 본 영화에서도 느꼈지만 원래 귀한 것은 나에게 있었다. 그걸 깨달은 사람과 깨닫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솔직히 고성군의 충효 테마파크라고 해서 무언가 일반적인 공원이나 놀이시설이 있을 줄 알고 찾아왔는데 그냥 천왕산 자락에 있는 산행길에 효도와 관련된 문구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대가면 천왕산에 있으며 경남 고성군 대가면 유흥리 산 20-1 일대에 있는 것이 충효 테마파크다.
의도치 않은 산행이 시작되었다. 그렇고 보니 전남의 벌교에 가면 효도라고 불리는 섬도 있다. 효도의 孝 (섬길 효), 道 (도리 도)는 부모를 향한 것만이 아니라 자식에게도 도리를 다한다는 의미도 같이 포함되어 있다. 효도란 해서는 안될 것을 하지 않고 욕망해서는 안될 것을 욕망하지 않는 것. 오직 그렇게 하기만 하면 된다는 의미가 있지만 그렇게 다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자 이제 산행을 시작했다. 5월에 30도가 넘는 온도가 땀을 많이 흘리게 만든다. 효도에 대한 이야기를 간혹 쓰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효자의 의미를 비롯하여 다양한 배움이 있다. 노인을 지게 위에 태우고 오는 아들의 모습이 한자의 효도인 효자라고 한다.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언제 오는지 보기 위해 나무로 올라서는 그 마음의 애틋함을 담아 어버이 친이라고 한다.
시대별 효의 사상을 학교에서 배울 일이 많이는 없다. 역사적인 사실이 넘쳐나고 시험을 위해 필요한 것만을 기억해야 할 때 삼국시대에 유학 교육에서 효가 어떻게 다루어졌는지와 통일신라시대에 국학에서 논어와 함께 효경이 기초적인 교과목으로 설정되었는지에 대해 아는 것은 쉽지 않다.
고성에는 효자 이평이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부모님의 연로하여 세상을 떠나자 움막을 짓고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했다고 한다. 시묘살이를 할 때 호랑이가 그 정성에 감동하여 돌을 가져다주어 벽을 쌓도록 도와주었다고 하는데 이를 믿지 못한 친구들이 찾아왔다가 그가 없자 시묘살이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움막에 불을 질렀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웅덩이에 호랑이에 빠졌는데 꿈에 나타나 구해달라는 것을 꾸고 나서 그곳으로 가서 구했다고 한다. 이 일은 임금님 귀에 들어가 효자 시효를 받고 지금까지 마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충효 테마파크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사찰인 천비룡사가 있다. 사천의 바다와 근접한 곳에 있는 이 사찰까지 올라가는 길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정상에 올라가면 학남산(550m)~백운산의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증축 중인 천비룡사가 백운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고성, 통영 땅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는 이 곳에서 충효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