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망치 몽돌해수욕장
어느 지역을 가면 특유의 외관이 있다. 그런 것을 통틀어서 경관이라고 한다. 보통은 인위적으로 건축물이 올라가지 않는 이상 일체성이 있어 그 형태가 유지가 된다. 몽글몽글한 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가장 많은 여행지는 바로 거제다. 일운면에 자리한 망치 몽돌해수욕장은 거제도 동남쪽 해안에 있는 장승포항에서 해금강 방면으로 가다가 지세포항, 와현해수욕장, 구조라항, 구조라해수욕장을 지나면 망치마을의 몽돌해수욕장이 나온다.
망치 몽돌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시인의 노래가 있는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거제시에서 활동하는 문인협회 소속 시인들의 시가 돌에 새겨져 있다.
글의 힘은 영혼의 힘이기도 하다. 영혼의 힘은 몸 밖으로 분출될 때 여러 가지 작용을 일으키는데 그 작용은 강력하다. 위대한 사람은 영혼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그토록 성취하는 것이 많았다. 영혼의 힘은 강하면 아름답다. 그런 기운이 밖으로 표출되는데, 이는 광채와도 같은 것으로 매력을 일으키기 때문에 당연히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곳에 새겨진 시중에서 지금 가고 있는 망치 몽돌해수욕장에 어울리는 시를 한 편 찾아본다.
해촌 : 거제도 어촌
물그름 돌 기운이 발 위에 서늘하고
옛 먹을 가벼이 때리니 책상에 향기 가득하다
오얏(자두)꽃 마을에 보슬비 내리는데
시인에게 이끌려 낮잠만 길어지네
- 이유원 (1814 ~ 1885)
이유원은 말년인 1881년 8월 거제도로 귀양 와 거제부사 윤석원과 거제 곳곳을 여행하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위 작품은 거제도의 어촌을 노래한 작품이다.
여러 시를 접하고 나서 다시 몽돌해수욕장 쪽으로 내려가 본다.
숲길을 지나가다 보니까 멀리 망치 몽돌해수욕장의 해변길이 보인다. 삶이 양이라면 죽음은 음에 속한다. 높은 것은 양이고 낮은 것은 음이다. 과거는 음이고 미래는 양이다. 과거에 머물면 계속 침체될 수밖에 없다. 미래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자신에게 에너지를 넣는 것과 같다.
망치 몽돌해수욕장 해변에는 모래가 아닌 작고 까만 자갈인 몽돌이 깔려 있는데 해수욕장의 폭은 25m, 길이는 600m에 이르는 곳이다. 학동 몽돌해수욕장을 비롯한 거제도의 유명 해수욕장보다 비교적 덜 알려져 있어 한적한 편이고, 물도 깨끗해서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큰 파도와 바람을 정면과 측면에서 가장 많이 받는 곳으로 몽돌을 만들어낸다. 망치 몽돌해수욕장은 버려지는 바위 덩어리를 갖다 두어도 몇 년이면 보기 좋고 광택이 나는 몽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라고도 한다.
날이 점점 좋아지면서 온도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경관이 좋은 여행지는 여름에 각광을 받는다. 망치 몽돌해수욕장의 이름은 망치리의 이름을 그대로 붙였다. 망치(望峙)에서 망은 한 사람이 높은 곳에 서서 바라보는 형상이다. 훗날 보름달을 가차(假借)하여 ‘망(朢)’이 되었다.
우뚝 서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는 의미의 망치처럼 언덕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제도의 지형은 경관 좋은 해수욕장이 즐비한 곳이다. 오래전 이곳에 왔던 한 소녀가 몽돌이 너무 이뻐서 두 개를 집에 가지고 갔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걸 본 어머니가 자연을 소중히 해야 한다면서 혼을 냈다고 한다. 소녀는 그 몽돌과 함께 편지를 써서 동부사무소로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경관의 최대 가치는 그대로 두고 보는 것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