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의 왕비 현덕왕후 권씨 (합덕)
교수 : 그래 진수팀은 오래간만에 팀작업을 해보니 어때?
진수 : 나름 재미있기도 했구요. 의미도 있었어요.
수진 : 저는 현덕왕후 권씨라는 사람을 이번 기회에 처음 알았어요. 단종은 알았지만 단종의 친모는 몰랐거든요. 드라마에서 혜빈 양씨만이 단종을 보호해주던 후궁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주만 : 사학과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팀작업이 조금 의외였지만 나쁘진 않았어요.
민지 : 각기 역할분담을 통해 그 사람을 이해하다 보니까요. 일방적으로 판단해버렸던 역사적인 사실이 재조명되는 느낌이었어요.
교수 : 그래 각자 어떤 역할을 대변하기로 했어?
진수 : 저는 단종, 수진이는 현덕왕후 권씨, 주만이는 세조, 민지는 문종이요.
교수 : 그래? 그럼 시작해봐. 누가 먼저 시작할까.
주만 : 제가 먼저 시작할께요. 수양대군은 불만이 많았을 거야. 차남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문.무.예에 모두 능한 수양이 왕위에서 밀려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할아버지 태종도 자신이 능력 있기에 왕위를 차지했고 아버지 세종도 셋째 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왕손으로 가능성이 있었기에 왕에 오른거 아닐까?
민지 : 그건 무리한 주장이야. 세종이 왕위를 물려준 것은 장자인 문종이었고 문종이 있기에 세종의 업적의 상당부분이 이루어질 수 있을 만큼 세자로서의 활동도 훌륭했어. 당연히 문종에서 단종으로 보위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해.
수진 : 잠깐만 오늘의 주인공은 현덕왕후 권씨야. 너무 앞서 나간 것 같아. 현덕왕후 권씨는 지금의 홍성군 지역에서 태어나 후궁으로 들어갔지만 고려시대때만 하더라도 명문가였다구. 그리고 권씨라고 하지만 신라시대에는 큰 성씨였던 김행이 시조야.
진수 : 수진이가 많이 조사했네.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의 집안이 대대로 명문가였구나. 그런데 김씨가 어떻게 권씨가 된거야?
수진 : 김씨가 권씨가 되는데에는 태조 왕건과의 일화가 얽혀있어. 태조 왕건이 후삼국 통합 전쟁때 신라지역이었던 복주를 지키고 있다가 태조 왕건에게 항복하면서 통일에 일조를 하거든. 그래서 복주라는 지명을 안동으로 바꾸고 김행에게 안동이 본관인 권씨를 하사해서 권씨가문을 이룬거지.
민지 : 원래 원덕왕후 권씨는 세자빈이 아니었어. 문종은 여자복이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첫 번째 아내는 해괴한 짓을 일삼아서 쫓겨나고 두 번째 세자빈인 순빈 봉씨를 들였는데 계속해서 후궁을 들이라는 예조의 건의 때문에 세 명의 후궁이 새로 들어왔는데 그중에 권씨가 있었던 거야.
주만 : 수양대군은 바로 그 점도 불만이었던 거야.
수진 : 뭘 말하는거야?
주만 : 권씨는 순빈 봉씨가 이상한 짓을 하다가 쫓겨나는 바람에 얼떨결에 가례도 안치르고 왕후에 오르게 된 거지. 그러니까 후궁 출신의 어머니에게서 나온 단종이 못마땅했었을 거야.
진수 : 주만이가 말하는 이상한 짓이라는 것이 뭐야?
수진 : 그건 내가 말해줄게. 권씨가 계속해서 세자의 자식을 낳자 왕실의 관심을 받게 되었어. 그렇게 되자 세자빈 봉씨는 외로울 수 밖에 없었던 거지. 그 외로움을 푸는 방식이 잘못되었던 거야. 시비들과 동성애에 빠졌으니 왕실이 난리가 나면서 결국 쫓겨났어. 왕실이든 양반가문이든 간에 첩을 아내로 만드는 것은 공식적이지 않았지만 암암리에 금했던 일이거든.
민지 : 문종의 마음은 내심 홍심의 딸인 승휘 홍씨에게 있었는데 딸을 낳은 권씨에게 밀려서 그냥 후궁에 머물게 돼.
진수 : 그런데 나중에 가례를 올렸으면 되잖아. 가례를 올리지 않다는 것은 말 그대로 결혼식 안하고 혼인신고만 하고 사는 것과 같은 느낌일 것 같은데.
수진 : 맞아 세자빈이 된 권 씨 입장에서는 가례를 올렸으면 좋았을텐데 그로 인해 추후 후환의 빌미가 되긴 하지.
민지 : 문종은 수양대군에 비해 조심스러운 성격이고 남에게 피해가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어. 그래서 가례를 생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야. 세종이 살아 있을 때 아버지를 도와 수많은 중대사를 해결하던 문종이 27세 되던 해에 드디어 아들인 단종을 본거야.
수진 : 그런데 불행과 행복은 친구인 모양이야. 그해에 세자빈 권씨는 세상을 떠나. 아직 남편이 왕위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시호는 현덕빈으로 내려진거구. 단종을 부탁한 것은 세종의 후궁인 혜빈 양씨였는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양씨는 자신이 기른 단종 때문에 죽게 될지는 몰랐을거야.
진수 : 수진이 제대로 알아본 것 같은데. 단종은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할아버지인 세종이 살아있던 10살까지는 별탈 없이 잘 자랐어. 세종도 문제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예측은 한 것 같아. 세손으로 봉한 8살 때 집현전 학자들에게 단종의 앞날을 부탁했었으니까. 그런데 문종이 생각이 있었다면 이후 후궁으로 사직 양씨를 들일 것이 아니라 정실을 들여서 단종을 보위하도록 했어야 했어.
민지 :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왜 정실왕후를 한 명만 두었는지 모르겠어. 정실을 들였다면 후에 정치적 실권이 있는 왕후가 되어 단종의 방패막이 되어줄 수 있었을텐데.
주만 : 덕분에 수양대군은 왕의 꿈을 꿀 수 있게 되지. 가례를 올리지 않은 빈의 아들인데다가 이후에 왕후를 들이지 않은 덕분에 그의 방해물이 된 것은 실권이 없는 혜빈 양씨와 자신의 동생들뿐이 었으니까.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김종서만 없애면 세상은 수양대군 세상이 되니까.
진수 : 그런데 수양대군은 꼭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올랐어야 될까? 당시 왕자들의 생활이라면 돈이나 여자 모든 것을 취할 수 있을테고 세상에 부족한 것이 없었을텐데 말이야.
주만 : 수양대군같이 가지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 그것에 만족했을까. 게다가 수양대군을 도와주는 사람들도 많았거든. 세종에 이어 문종대까지 적지 않은 활약을 했던 집현전 출신 관리들은 문종 사후에 황보인과 김종서 중심으로 진행된 재상중심의 정국운영은 소외감을 받았고 그들이 수양대군에게 붙은 것도 무리는 아니지.
진수 : 그건 구실에 불과해. 세상은 바뀌지 말라는 말이야? 조금의 문제는 있더라도 단종을 위시한 재상 정치는 잘 굴러가고 있었어.
수진 : 그리고 자신의 형인 문종의 비인 현덕왕후를 폐서인 시켜 폐능까지 한 것은 너무했어.
주만 : 그건 1차 단종복위사건에 권씨의 어머니인 최아지와 동생 권자신이 연루되었기 때문이잖아.
수진 : 하늘에서도 현덕왕후는 수양대군이 저주했을거야. 그러니 수양대군의 큰 아들인 의경세자 장이 20세의 나이에 죽게 된 거 아냐. 전해지는 야사에 의하면 단종을 상왕에서 폐위하자 어머니 현덕왕후가 세조대왕 꿈속에 나타나" 내 아들이 잘못되면 네 아들 2명을 데려가겠다"고 했대. 그래서인지 둘째 아들이었던 예종도 즉위한지 1년 80일 만에 승하한 것 아닐까.
진수 : 현덕왕후의 저주가 내렸든 내리지 않았든 간에 그 사건으로 인해 권씨 묘가 폐능되고 재궁을 방치했다가 바다로 떠내려가다가 노승이 주어서 봉분을 만들어주었다고 그랬어. 단종은 금성대군이 순흥부사 이보흠과 군사를 일으켜 단종을 복위하려한 2차 단종복위사건으로 인해 영월에서 짦은 인생을 마감했어.
주만 : 세조가 왕위에 올랐지만 행복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어. 태종이야 어머니가 달랐지만 양평대군이나 금성대군은 같은 어머니한테 태어난 동생들이잖아. 그리고 자신의 조카도 죽이고 큰 아들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으니까. 평생을 피부병에 걸려서 괴로웠다잖아.
수진 :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 길지는 않았지만 문종의 곁에 바로 묻히지 못하고 50여년을 복구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었으니까.
진수 : 수진이가 말한 대로 고려시대에 명문가였으나 조선에 와서 다시 한번 가문을 일으킬 기회를 얻었지만 금방 끝나 버린거네. 역모에 몰려 친정은 모두 몰락해 버렸을테니까. 그런데 복구가 되긴 된거야?
수진 : 응. 중종 7년에 신하들과 의논한 끝에 권씨의 능은 양주에 있는 문종의 현릉 옆에 소릉을 만들어 복구되었고 현덕왕후를 문종의 배위로서 부묘한다는 부묘제를 지냈으니 시호와 능이 복구된거야.
진수 : 상황이 어떻든 간에 결과적으로 세조와 측근들만 권력과 명예를 얻었네.
교수 : 다들 각자의 입장에서 잘해줬어. 그럼 현덕왕후 권씨를 중심으로 관계도하고 시대 상황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정리해서 제출하도록해.
진수 : 그건 정리해왔어요. 생각 보다 다른 친구들이 조사를 많이 해와서요. 저도 조금 더 다각적으로 생각하게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수진 : 저는 현덕왕후 권씨의 인생이 참 다이나믹했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주만 : 수양대군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뿐인데 세명이 다 저에게만 머라고 하니까 괜히 못할 짓 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수양대군으로 태어난다면 똑같이 할거에요.
수진 : 그럼 나는 귀신으로 꿈에서 나와 괴롭힐거야. ㅎㅎ
민지 : 너무 빠지지 말고 역할은 역할일 뿐이니까. 우리 팥빙수나 먹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