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강(小金剛)

괴산 경치를 감상하는 인문학

소금강하면 말 그대로 작은 금강산이다. 그냥 그 나름의 이름을 붙이면 되련만 왜 작은 금강산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한반도에서 그만큼 금강산만 한 절경을 만드는 곳이 없기에 동경한 나머지 작은 금강산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지리산, 한라산, 백두산의 절경도 멋지지만 작은 지리산, 작은 한라산, 작은 백두산 같은 이름을 붙인 명소는 없다. 경기의 소금강, 충청의 소금강, 영남의 소금강, 남해의 소금강등 작은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명소들이 있다. 그중에 괴산 화양구곡 중 2곡이 소금강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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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의 경치를 보면서 운전을 하다가 문득 눈에 뜨이는 경치에 필자도 모르게 차를 멈추어 섰다. 괴산 화양구곡 중 2곡인 소금강이라는 것을 알고 멈춘 것이 아니라 그냥 멈출만한 풍광이었다. 인생의 배움과 교육이란 문제를 하나 더 푸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보고 감탄할 수 있는 능력에서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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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 만나본 풍광에서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화양천이 흐르면서 골짜기에 있는 화강암을 침식시킴에 따라 기암괴석이 하늘을 향해 떠받들고 있는 듯한 모습을 만들어낸다. 자연과 지질, 시간이 만들어낸 풍광이다. 예로부터 생각이 깨이고 많은 것을 이룬 학자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멋진 풍광이 있는 곳에 멈추어 서서 자신만의 관점을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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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의 소금강을 만날 수 있는 도로로는 처음 들어왔기에 다음에도 소금강을 만나기 위해 이 쪽으로 갈 듯하다.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가은 보통 하루에 약 6만 번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중에 95%는 어제 했던 생각의 반복이고 나머지 5%도 그리 창조적이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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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생각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한다. 생산적이면서 가치가 있는 것을 추구하다 보면 생각의 질량이 커지고 질량이 커진 별에서 시간이 느려지는 것과 동시에 일반적인 것들은 너무나 빠르게 스쳐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의 위대함을 만날 때 육체의 한계를 초월해 사색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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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과 암릉 구간은 어지간한 나무가 자라기 쉽지 않지만 작은 소나무들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서서 절경을 만들어낸다. 다양한 형상의 바위들은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들고 있다. 괴산의 소금강의 암벽에는 겨울에는 홀로 푸르름을 유지해 세한연후후조(歲寒然後後彫)의 기개를 드높이는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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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초여름이지만 한 여름에 다시 와서 계곡의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선인들이나 명성을 드높였거나 드높이지 않았어도 풍류를 즐기기 위해 찾아왔던 사람들의 흔적을 살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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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를 감상하는 것과 인문학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무얼 보려고 하는가에 따라 보이는 것이 있고 영원히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사람의 인생은 짧지만 생각의 가치는 오래도록 길 수도 있다. 명승지마다 오래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써놓은 글이 지금까지 남아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괴산의 쌍곡구곡 최고 절경(絶景)은 소금강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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