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C' and 'C'?

남해 창선도와 사천 초양도 사이의 늑도

Life starts with a 'B' and ends with a 'D'. Birth to Death. But what is between 'B' and 'D'? It's 'C'. 'C' is a Choice.


탄생과 죽음 사이에 있는 것이 삶이다. 이 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어서 유명한 말이기도 하다. 출생과 죽음은 한 가지 사건으로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삶의 선택은 불확실성이 끊임없이 이끌어가는 불완전한 상태이다. 그 불완전한 것이 어렵고 싫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던가 그 상태에서 머물려고 한다. 자신의 인생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는 사람이 있고 수동적으로 개입하여 변동성을 최대한 줄이려는 사람이 있다. 어쨌든 간에 결과는 나올 것이다.


사천 초양도를 들렀다가 남해로 넘어가는 길목의 창선도를 가기 전에 늑도를 들려보았다. 초양도와 창선도 사이에 늑도는 이날 필자가 여행지로 선택한 곳이다. 유인도로 큰섬산이라는 산이 있고 사천 늑도 유적이 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곳에 삼천포초등학교 신도 분교장이 있지만 현재 폐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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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그마한 섬이 전체가 유적지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유물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유적지라고 할 정도로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출토된 유물을 보면 패총과 무덤, 주거지와 각종 토기류(중국계 토기, 일본계 야요이 토기, 점토재 토기 등), 중국과의 교류로 받았던 다양한 동전 등 한국과 중국, 일본을 이어주는 문화교류의 증거가 늑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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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도에 와서 문득 든 생각은 더 큰 섬도 있었을 텐데 왜 남해 창선도와 사천 초양도 사이의 늑도를 선택한 것일까. 지형적인 이점이 있다고 보기에는 너무 무난해 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섬이다. 지금은 어업을 주업으로 하는 민가들이 보여서 사는 마을 정도로만 보이지만 면적 46ha의 조금 한 섬인데 전 지역이 조개더미로 덮인 하나의 거대한 유적이라는 것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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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바다를 넘어서 일본까지 가는 것이 쉽지가 않았을 텐데 일본 기타큐슈 지방[北九州地方]의 야요이 중기 초기의 토기들인 야요이식 토기[彌生式土器]도 발굴된 것을 보면 당시 사람들은 모험심이 대단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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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와보면 알겠지만 늑도는 상당히 조용한 섬이다. 생각이 복잡해질 때 와서 선택을 해봐도 좋은 곳이다. 옛날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선택을 조금 더 극적으로 하지 않았을까. 먹고살아야 하는 것이 지금보다 팍팍했을 텐고 여러 방향으로 모색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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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배가 필수다. 배를 운항할 때 항해사가 1도 정도의 조종 오류를 범한다면 처음 출발할 때 차이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겠지만 계속해서 조금씩 항로를 벗어나다 보면 최종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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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결정 방식에서의 아무리 작은 수정이라도 당신이 목적지에 더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늑도를 사랑해서 머물러 살았다는 지리산 과부 할머니는 늑도의 상징 캐릭터 중 하나다. 할머니 이야기는 제주도나 남해바다에서 익숙한 이야기다. 남자는 떠나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고 계속 머물러 있던 것은 여성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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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옛날에는 크지 않은 섬 늑도가 그렇게 살기 좋은 곳이었을까. 조금은 의아하지만 그 이유가 알고 싶어 졌다. 지금 나온 유물의 결과물을 토대로 한중일 교역을 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철기시대의 유물로 보아 남해에도 일찍이 철기문화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왜 늑도였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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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가 유적지라서 그런지 옛날에 학생이 있었을 신도 분교장에도 유적지로 보이는 곳이 눈에 뜨였다. 신도 분교장으로 가는 길은 나름 험난하다. 옛날에 이곳에서 배웠던 학생들은 저 경치를 보면서 공부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살짝 부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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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에 발굴지로 보이는 곳이 표시가 되어 있었다. 집 구덩이 자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토기가 발굴되었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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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마다 표시가 되어 있는데 이쪽 분야의 전문가 아니라서 어떤 것이 발굴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순서를 기록해놓은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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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그냥 사천 늑도가 보고 싶었고 그 주변을 돌아보고 싶었다. 살면서 불확실성에 대한 자신감은 반드시 자존감이 된다고 한다. 초양도와 창선도 사이에 늑도가 있었고 이날 여정의 선택으로 늑도를 갔을 뿐이다. 지리산에서 살다가 인심 좋고 경치 좋은 곳을 찾아 이곳에 내려와 정착한 지리산 마귀할멈에 얽힌 전설이 전해지는 늑도는 고려시대에는 구라도(九羅島)라 불렸던 곳이다. 지금까지 이 유적에서는 건물지 289기, 무덤 174기, 구덩이 397기와 함께 제철 관련 시설이 있었던 늑도는 국제무역항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맞서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모든 미래의 자신을 상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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