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저수지 연꽃테마공원
화가들은 자신의 삶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아 인생의 풍경을 그려내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적어도 한 명 이상의 특별한 사람이 있었다. 고흐에게는 아버지가 포기한 형의 재능을 계속 믿어주었고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면서 줄곧 지원했던 테오가 있었으며 풍자화가였던 호가스는 12살 연하의 아내를 만나면서 마치 행운의 여신을 얻은 것처럼 전성기를 맞이해 서민을 대표하는 화가로서 자리매김했다. 대작을 만든 화가들은 치열하게 살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다.
고성의 대표적인 여행지에서는 좀 떨어져 있는 곳에 대가저수지가 있는데 이곳에는 연꽃테마공원을 만들어 두었다. 주차공간도 넉넉하지만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시설이 많지가 않은 것이 좀 아쉽긴 한 여행지다.
무엇을 보기 위한 여행은 날씨를 가리지 않는다. 7월 장마철에는 우리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경남 대가저수지 연꽃테마공원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예전에 왔을 때보다 수목이 더 많이 심어져 있어서 이제는 테마공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저수지의 조성 목적은 결국 농민을 위한 것이다. 농민을 이야기하니 농민을 그린 화가 밀레가 생각난다. 그가 그린 그림 중 이삭 줍기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걸 그렸을 당시 빈곤의 세 여신이라고 야유를 받았다. 그러나 진짜는 인정받는다고 했던가. 밀레의 작품을 지지하는 사람은 상류계급에서도 차츰 늘어났고 가격도 급격히 올라가게 된다.
대가저수지 연꽃테마공원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 약 1km가 넘는 길이다. 농사를 짓기 위해 저수지를 만들고, 그 저수지가 어떻게 농경에 이용되었는지 걷다 보면 역사는 물론 지역 문화의 풍경이 만들어진다. 무엇을 볼지 결정하는 것은 개개인의 몫이다.
중간중간에 반대방향으로 건너갈 수 있는 돌다리도 있다. 연꽃이 만개하는 계절이라 9월 초까지는 이곳에서 다양한 연꽃을 볼 수 있다. 수리(水利), 즉 물을 이용하는 여러 농경문화 유산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물이라는 것에 대해 공부다운 공부를 한 것은 대학교 때였다. 물을 다루는 학문의 시작은 수리학 혹은 수리 수문학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수도물 때문에 여러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는 물과 떼어놓고 살 수가 없다. 물을 사용해서 살던지 아니면 이렇게 보기 위해 채워 놓던지 간에 물은 중요한 우리의 자원이다.
베르누이 법칙에 따르면 유체의 에너지는 고도·운동·압력에 영향을 받으며 마찰에 의한 손실이나 가해지는 작용이 없다면 에너지의 합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물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려는 특성이 있지만 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유압은 수 g에서 수천 t에 이르는 힘을 낼 수 있다.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서 연잎 위에 살포시 앉아 있는 것이 마치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날은 꽃을 보기 위해 대가저수지 연꽃테마공원을 왔나 보다. 보라색, 빨간색, 분홍색, 흰색의 꽃이 적당하게 섞여서 불규칙한 가운데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을 볼지, 얼마나 자세하게 볼지, 어떤 생각을 할지에 따라서 풍경이 달라져 보인다. 사찰에 가면 경치를 보는 풍경과 다른 의미의 풍경(風磬)이 있다. 풍경은 경세(警世)의 의미를 지닌 도구로서, 수행자의 방일이나 나태함을 깨우치는 역할을 한다. 보통은 풍경의 방울에는 물고기 모양의 얇은 금속판을 매달아두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물고기가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행자는 잠을 줄이고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꼭 수행자가 아니더라도 매일매일 깨어 인생을 살피며 살아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