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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4. 2019

시민의 집

테미 오래 충남도지사 공관

도지사는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으로, 부지사는 고위공무원단 가등급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이나 별정직 1급 상당 지방공무원 또는 지방관리관으로 보한다. 충남도지사가 자신의 일을 보던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大田 忠淸南道廳 舊 本館)은 대전광역시 중구에 있는 충청남도청의 옛 청사이다. 2002년 5월 31일 대한민국의 등록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 권위적 성격의 청사 건물 전형을 보여 근대건축물로서의 상징적 가치가 있는 옛 충남도청은 본래 현재의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자리에 있었으나, 1932년에 대전에 청사 건물을 신축하여 이전하였다. 아치형 현관의 벽면들을 요철 모양으로 파내어 장식적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건물의 조형성을 배가하여 만든 것이 특징이다. 

옛 충남도청에 근무하였던 충남도지사가 머물렀던 공관은 현재 시민의 집으로 변신해서 옛 흔적을 간직하며 도시의 오래된 색깔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일 병합 조약에 의해 강제로 일본에 병합된 이후 조선총독부는 1910년 10월 2일부로 조선 13도의 관찰사를 도장관으로 명칭을 바꿨다가 1919년부터 도지사로 바꾸었다. 도지사(道知事) 또는 주지사(州知事)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을 의미한다. 

대전에 그렇게 오래 살았지만 충남도지사 공관은 처음 와본다. 사용했을 당시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시민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시민의 집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 공관(空館)이라고 함은 정부의 고위 관리 등이 공적으로 쓰는 저택을 말하며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하여 설치하거나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하지 않고도 설치할 수 있는 시설로서 도시계획시설로는 공공청사에 해당한다. 

생각보다 규모가 꽤나 큰 편이었다. 이곳 안쪽까지 와보니 테미오래가 무엇인지 가시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공관으로 사용되기 이전에 이곳은 관사촌으로 사용이 되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관사 주책 조성 당시 등급별로 그 규모와 건축 특성을 달리했다고 한다. 충청남도 도청이 들어오던 해에 설계된 충청남도지사 관사촌 조성 당시 설계된 공사는 칙임관급 한 채와 주임관급 6채였다고 한다. 현재 이곳에는 3, 4호 관사는 소실되어 도지사 공관과 1,2,5,6호 관사만이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시민의 힐링공간의 이름인 테미오래는 옛충남도지사관사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국에서 일제 강점기 관사촌이 남아 있는 유일한 곳으로 당시의 관사촌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한다. 

연결되어 있는 안쪽을 걸으면 일본에서 볼 수 있는 주택의 양식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이 된 것은 2012년 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전하면서부터 계획되었다. 테미오래라는 이름은 작년 시민 공모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둥그렇게 테를 둘러쌓은 작은 산성인 테미와 동네의 골목 안 몇 집이 한 이웃이 되어사는 구역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오래를 합성하였다고 한다. 

공관의 안쪽에서 정원을 바라보니 여유가 느껴진다. 아늑한 정원과 평화로운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 있는 이곳에서는 올해부터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창문이 다른 단독주택 등에 비해 많은 편이어서 그런지 개방감이 드는 것이 괜찮다. 

안을 돌아보니 지금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관리가 잘되고 있었다. 욕실을 중요시했던 일본의 양식을 볼 수 있으며 한식의 온돌방과 일식의 다다미방, 양식의 벽난로가 있는 응접실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안쪽에 있는 복도를 따라 걸어가면 남쪽에는 가족들의 생활공간이 나오고 북쪽에는 피고용인들의 거처와 화장실이 있는데 공용공간의 비중이 큰 것을 볼 수 있다. 

공간의 일부가 리뉴얼되고 7월 초부터는 테미 오래 재미있는 집이 오픈되었다. 충남도지사가 사용하던 공관으로 근현대 전시관과 아트 페스티벌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한데 공간 자체는 상당히 오래된 곳이기도 하면서 많은 시간을 건물이 축적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에서 모두를 위한 공간이며 대전의 시민들이 같이 만들어가는 곳으로 변모했다. 

충남도지사 공관이 그대로 남아서 보존되어 있다는 것도 재미있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간 시민의 집으로 자리한 것도 새로웠다. 도지사 관사는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며, 유엔군 파견도 요청했던 역사적인 장소로 대전 문화재 자료로 등록되었다. 

과거에서 현대를 이어주는 유일한 일제강점기 당시의 관사촌이며 도심 속 힐링공간이라는 의미가 새겨진 이 곳은 역사와 문화, 예술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 유럽, 일본의 건축양식을 복합 수용한 근대 건축물로서 일반 시민들에게 열리지 않는 이곳이 이제는 열린 공간이며 시간이 천천히 지나가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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