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視線)

한여름에 찾아가 본 선샤인 랜드

보는 관점 혹은 눈이 가는 방향이 변화가 시선이다. 눈으로 보는 것이 많아지면 생각의 변화도 다양해질 수 있다. 같은 공간도 계절마다 다르고 어떤 사람과 같이 가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시선을 어떻게 이끌어야 되는지 생각해야 될 때도 있고 새로운 것을 다시 발견할 때가 있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가장 많이 마신 것은 아마 가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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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선샤인의 주인공이기도 하면서 드라마 중간까지 한글로 된 편지를 읽지 못했지만 가슴이 따뜻했던 유진 초이의 비석이다. 이곳을 첫 번째 시선의 대상으로 꼽고 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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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인증숏의 시대가 온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내가 어느 곳을 왔다고 증명하는 인증숏은 특히 여성들의 전유물인 경우가 많다. 수많은 인증숏 중에서 가장 이쁘게 찍혔다는 것만 살아남을 가치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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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야 몇 번이고 와봤지만 지인은 처음 와보는 곳이기에 가장 익숙한 촬영 장소였던 글로리아 호텔로 먼저 가보았다. 글로리아 호텔에서 가장 많이 숙박하며 이용한 성은 남성이었다. 빈관의 주인을 빼놓고 여성이 숙박하는 장면이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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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시선을 고정시키고 상대방을 보면서 시선을 고정한다. 눈에서 따뜻함이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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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까지 왔으니 오전에 잠시 요기를 한 만두의 느낌을 살짝 잠재워줄 가배를 마셔보기로 한다. 보통은 관찰자와 특정 사물 혹은 사람 간의 눈길인 시선은 이백의 별명으로, 옛날이나 지금이나 뛰어난 위대한 신선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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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까지 더웠는데 이날은 생각보다 많이 더웠다. 더운 여름날이어서 그런지 선샤인 랜드는 생각보다 한가한 모습이었다. 가을이 되면 더 이쁠 수도 있겠지만 지금도 충분히 괜찮아 보이는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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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배(咖啡)의 가(咖) 커피를 나타내는 한자이다. 다만 독립적으로 쓰이는 일을 없으며, 주로 啡(코 고는 소리 배)와 함께 쓰여 咖啡(중국어로 커피)라는 단어를 표기하고 있다. 처음으로 서구의 커피가 메이지 덴노 시절의 일본으로 전파되었을 때, 일본에서는 아테지를 활용하여 커피를 가배(珈琲)라고 표기한 것이다. 현재는 한국어나 일본어나 각각 한글(커피)과 가타카나(コーヒー)로 'coffee'의 음을 표기하지 굳이 한자를 쓰지 않으며, 중국어에서만 '咖啡'라는 한자 표기가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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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드라마에서 나왔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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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전시전이 열리고 있었다. 한복 입은 서양 동화라는 이름의 흑요석 작가 초대전이다. 흑요석은 얼마 전 공주 석장리박물관에서 전시전으로 접해본 적이 있다. 화산활동이 활발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생산되는 돌이기도 하다. 흑요석은 화산활동을 통해 생성되는 천연 유리 성분을 가진 매우 날카롭고 빛나는 암석으로,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도구를 만드는 재료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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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콘셉트로 그려낸 일러스트 작품들이 이곳에 전시가 되어 있다. 한 인터넷서점의 소개글에서 보면 한복의 자료집이며 조선시대 복식사의 원류를 찾아가는 길잡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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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그려지는 대상은 바로 서양의 동화다. 서양의 동화 속에 한복을 입은 소녀가 등장하는데 그 선이 아름답고 표현이 명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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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은 엘리스 시리즈는 개구리 왕자, 백설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백조왕자, 빨간 두건, 눈의 여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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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에서는 저고리, 치마, 속곳으로 구성되는 기본 의상부터 쓰개 의상과 장신구, 특수 계층의 의상, 왕실 복식까지 여성 한복의 모든 것을 다룬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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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날이 더웠고 땀은 흘렸지만 시선의 변화에 따라 한 시간쯤 여행지를 돌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우리는 생각하는 만큼 볼 수 있고, 보는 만큼 행동하며, 행동하는 만큼 살 수 있다고 한다. 고유한 존재가 자신의 욕망을 발휘하는 형태가 바로 질문인데 질문을 통해 미래적이고 개방적이며 미래로 열리게 만들어준다. 거기에 시선의 이동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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