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사우정
가을에도 멋진 곳이지만 머물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북적거리는 곳이 문경 한 계곡에 자리한 사우정의 앞 공간이다. 주변에는 평상이 즐비하게 놓여 있고 생각보다 깊은 물이 그 앞을 흐르고 있어서 상시 안전요원이 주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얼핏 보다도 물의 깊이가 사람의 키를 넘길만하다. 문경 사우정은 아머지 민영석을 위해 아들 민우식이 지어준 정자이다. 사우는 정자의 네 기둥의 고산유수, 청풍명월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 네 가지를 벗하며 살아가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내린 비로 인해 물이 많이 불어서 힘차게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한 폭의 좋은 언덕에 사우정이 있으니
세 산이 모인 곳에 시냇물 끊임없이 흐르네
이곳 산천에 구곡이 숨었으니
하늘이 가르치는 승지가 분명하네
민우식 - 서시
여름의 더위를 피해 계곡물로 나오지만 자신도 모르게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수난사고라고 한다. 물이 갑자기 불을 때 물결이 완만한 장소를 선정하여, 될 수 있으면 바닥을 끌듯이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시선은 건너편 건너편을 바라보고 건너야 한다.
계곡의 물은 수영장과 다르다. 무릎 위에만 물이 차기만 하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역부족이다. 그럴 경우 밧줄은 물 위로 설치하고 밧줄이 없을 때에는 여러 사람이 손을 맞잡거나 어깨를 지탱하고 물 흐르는 방향과 나란히 서서 건너도록 한다.
계곡의 위에 자리한 사우정이라는 정자를 보기 위해 좁은 다리로 건너가본다. 이곳 주변은 여름 피서기간에 활성화되는 곳으로 주변에는 다양한 음식점과 평상, 물놀이기구등을 대여해주는 곳이 있다.
높은 산과 그곳에 흐르는 물이라는 말로, 아주 미묘한 음악, 특히 거문고 소리를 이르는 뜻의 고산유수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의 청풍명월은 문경이라는 곳의 고장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사우정은 정자로 정자의 평면구조는 장방형·육각형·팔각형이며, 개인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누·대와 비교해 규모가 훨씬 작고 단층이 특징이다. 서양의 인위적이고 기하하적인 것과는 달리 자연적인 것이 우리의 정자다. 즉 냇물이 흐르면 계정(溪亭)을 짓고, 냇물이 없는 동산에는 산정(山亭)을 지었다. 사우정은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여 정자 주변의 자연경관은 절기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법칙을 볼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