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신-와유기
집에 좋은 그림이 있다는 것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옛사람들 명승지를 돌아다니는 것을 즐겨했지만 사정상 하지 못했을 때 집 안에서 그림으로 그려진 것을 감상하거나 여행기를 읽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그걸 것을 와요라고 부른다. 그러고 보니 집에 서양화만 있으니 동양화 하나쯤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폭염이 한참 심해지고 있는 이때에 대전 시립미술관에서는 조금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원시원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신 와유기라는 작품전이 열리고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만나는 작품은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의 작품들이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아파트를 통해 철거민들의 흔적과 삶을 그려냈고 그 풍경을 녹여내고 있다. 오래된 아파트는 보통 흉물스럽다고 하지만 그런 주거공간도 과거에는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기도 했다.
작품을 보니까 마치 최근에 개봉한 영화가 생각이 난다. 기생충이라는 작품으로 두 집 사이의 대조와 각 공간의 리얼리티, 그리고 영화의 메시지를 내포한 다수의 디테일을 통해 완성된 기생충의 공간들은 동시대를 살고 있으나 엮일 일 없어 보이는 두 가족의 삶의 배경을 잘 그려냈다.
굵은 선과 산수의 그림이 현대적인 표현법과 소재의 새로운 형식으로 완성이 되어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장엄한 풍경이 있으며 한지에 수묵이라는 전통적인 매체가 색다르게 보인다.
이 작품은 자세히 살펴보니 죽음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이다. 너무나 붉은색으로 점철이 되면 보통은 불안한 감정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붉은색이 가진 비현실적인 색감은 익숙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낯선 풍경처럼 보인다.
이 작품은 가장 아름다워 보이지만 아름다운 산수화의 모습이다. 보는 시각과 관점에 따라 속도감 있게 흘러넘치는 물살과 전통과 파격을 아우르며 색채감 있는 풍경화의 탄생처럼 보인다.
옛 선비가 누워서 감상했다는 의미의 전시전이기에 대부분의 작품이 수묵화로 그려진 것이다. 문자 산수, 평면의 한계를 실험하는 여러 작품들이나, 단색 산수화, 생명의 호흡, 디지털 영상작업, 고암 이응노가 1945년에 그렸다는 10폭 병풍의 외금 강등도 감상할 수 있다.
한국의 미학이 어떤 곳에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유화, 수묵, 벽화, 때로는 설치작품도 있다. 작품을 감상할 때는 플러스의 방식을 쫒을 필요가 있다. 많이 알면 알수록 또한 많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좋다. 편안하게 감상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곳을 연상하고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상상력의 한계만큼 에 달려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1 - 4 전시실
2019.7.16 - 10.13
DAEJEON MESEUM OF ART, GALLERY 1-4
한국화, 신 - 와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