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아미 미술관 에꼴드 아미 레지던시 전시전
어떤 공간은 사람을 자라게 하고, 멈추게도 만든다. 생각하기에 따라 짧고도 길며 무한하면서도 유한한 시간이 있는 것도 우리의 일상이다. 예술작품을 만나다 보면 불빛 하나 없는 어둠이 한낮의 햇볕보다 더 반짝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예술 작품에는 각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예술가들에게 당진 포구는 다채로운 느낌을 부여하는데 당진의 온도를 다채로운 색채로 포근하고도 멋스럽게 풀어내는 공간으로 들어가 본다.
당진의 에꼴 드 아미는 도심에서 벗어나 당진에서 가장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대도시와 달리 문화가 자라기에 쉽지 않은 당진에서 활동하는 지역작가 발굴과 지속적인 지원에 무게를 두고 참여 작가와 함께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자생과 미술 운동의 내실을 다지고자 설립되었다고 한다.
2022 레지던시 보고전은 예술가들의 당진 포구로 두 번째 이야기다. 포구라는 이름은 지금은 익숙하지 않지만 포구는 배가 드나드는 개의 어귀라는 의미로 당진에서만 60여 개의 포구가 있었으며 당나라와 교류를 했던 곳이기에 당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공간이기도 하다.
사람이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은 역사 속에서 철학적으로 고민을 했던 것으로만 보아도 여전히 사유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쓸모 있게 사용되던 그렇게 단단하던 쇠도 한 순간에 부러져 버리기도 하듯이 사람 역시 사라져 가는 존재이기도 하다.
원소기호 Fe. 지구 속의 다른 광물질과 섞여 대량으로 존재하는 쇠는 사람의 피의 색을 만든다. 철이 피 속에 있기 때문에 빨갛게 보이는 것이다. 쇠는 인간이 문명생활을 함에 있어서 가장 유용한 금속 중의 하나로 사람의 지혜로 쇠를 처음으로 녹여낸 것은 기원전 2050년 경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들은 당진의 바다는 많은 변화를 거쳐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작가는 40여 곳의 포구를 찾아가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랜 시간 묵묵히 보고 듣고 기억하는 것을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작품을 보는 순간 지인에게 이곳에 들어가 있으면 어울리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사람은 때론 자신을 보이지 않은 틀에 자신을 가두기도 한다. 매일 마주치는 것들이지만 어느 날 달리 보이기 시작할 때가 있다. 보이는 것들은 과연 보이기를 원하는 것일까.
올해 레지던시에는 회화, 사진, 조각 및 설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5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였다고 한다. 이번 결과보고전을 통해서 많은 이들에게 사라져 가는 당진 포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관련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려고 했다고 한다.
아미 미술관에서 작품들을 감상하고 나오니 운동장에는 나무의 뿌리 같은 모습이 보인다. 예술가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그 바닥을 알 수 없는 뿌리 깊은 고뇌일 것이다. 자연의 색을 가진 겨울 풍경 속에 서로 다정한 노부부가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