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하동 서각 사랑 회원전
너무나 아름다운 것과 변화하지 않았으면 좋을 것을 볼 때 우리는 마음에 남기지만 그 기억은 서서히 희미해져 간다. 아름다운 것도 보기 싫은 것도 잊혀야 다시 무언가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기억을 다른 곳에 남기고 싶을 때가 있다. 글로 남기기도 하고 사진으로 혹은 그림으로 남기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든 지간에 우리는 새기고 싶어 한다.
얼려 먹어도 좋을 것들에는 수분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이 많은 곳을 보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넉넉해지기도 한다. 하동에서는 다리 하나만 건너면 광양에 이른다. 광양에서 바라본 하동의 모습은 날 좋은 날에 화폭에 그려진 그림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하동문화예술회관에서는 하동 서각사랑회원전이 열리고 있었다. 하동군과 한국예총 하동지부에서 후원하는 전시전이다. 서각(書刻)이라 함은 글씨나 그림을 나무나 기타 재료에 새기는 것이다. 보통 풍광이 좋은 곳에 가면 옛사람들이 돌에 새겨놓은 것도 서각의 일종이다. 문화, 예술적으로 발전시킨 것. 문자나 회화를 기록하여 표현 욕구를 한 것이 서각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오래가는 것 중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나무에 새기는 것이다. 나무에 새기는 것을 보통 서각이라고 통칭하는 경우가 많다.
강화도 선원사에서 서각의 뿌리가 되는 고려 팔만대장경을 제작하여 국민을 하나로 모은 역사도 있다. 지금까지 書와 刻, 刻과 色, 문자조형의 결합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이고 순수한 감정을 표출하는 고차원의 종합예술로 성장하고 있다.
언젠가는 서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새롭게 나아가는 것은 결국에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수묵, 서각, 한국 채색화, 서예, 조각, 공예, 공학 등 다양한 장르, 매체, 기법 등의 경계를 가로지르지르는 것은 서각의 매력이기도 하다. 서각이라는 장르는 유연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다채로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는데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실경산수로 가장 잘 그려내 볼 수도 있다.
무엇을 새길지 아니면 아무것도 새기지 않을지는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지만 하동과 광양을 가르며 흐르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모습은 평면적 문자의 선질(線質)과 점(點). 획(劃)을 입체감 있게 표현하는 것처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의미 있게 새기는 것은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