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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6. 2019

차 한잔

천안에서 마시는 대추차

가끔은 전통차가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몸이 피곤하던가 잠시 운전을 쉬고 싶을 때가 그렇다. 그럴 때 마시는 대추차나 쌍화차 한잔은 몸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진득하게 우려낸 전통차는 걸 죽함 속에 건강이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차 한잔으로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잠시의 여유는 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천안은 대전보다 괜찮은 찻집이 많은 것 같다. 

천안의 태조산에는 리각미술관이라고 있다. 그곳에는 야외조각상들이 즐비한데 그곳과 멀지 않은 곳에도 각종 바위로 만든 조각상들이 즐비한 찻집이 있다. 리각미술관 못지않은 수량을 자랑하면서 너른 정원을 조각으로 채우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서서 맞이하는 것은 바로 12조각 상의 기둥이다. 사람은 모두 12개의 띠를 가지고 있다. 띠에 따른 성격을 이야기하는 것이 혈액형에 따른 성격차이보다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혈액형이야 4개지만 띠는 12개나 되니 말이다. 12개의 띠는 아주 먼 옛날에 짐승들에게 창조주가 새해를 맞이해 자신에게 인사를 하러 오는 12종의 짐승들에게 상을 주겠다고 해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호랑이가 1등을 했겠지만 자신이 없던 소가 모든 짐승들이 잠든 틈을 타서 먼저 출발했고 약삭빠른 쥐가 그 위에 타고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인어라고 하면 아름다움이 먼저 연상이 된다. 유럽의 민담에서는 여자 인어(때로는 세이렌이라고도 함)와 남자 인어는 요정처럼 마술과 예언의 힘을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존재였다. 인어와의 결혼 이야기에서 결혼 전에 서로 동의한 조건이 지켜지면 결혼이 유지되나 그 조건이 깨지면 결혼도 끝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작은 박물관처럼 보인다. 비만 오지 않았다면 시간을 가지고 돌아보았을 것이다. 

언젠가는 누군가의 소유물로 역할을 했을 오래된 물품들이다. 예술작품이 아닌 물건은 분명히 용도가 있어서 만들어진다. 그렇지만 이렇게 그 용도를 다하고 나면 박물관에 전시될 물품처럼 진열되어 어떻게 쓰였을지를 상상하게끔 만드는 대상으로 혹은 사라지고 만다. 

비가 올 때면 하늘은 불투명하지만 땅에 있는 존재들은 더욱더 선명해진다. 

창문이 있는 곳에 앉아서 대추차를 한잔 마셔보기로 한다. 옆에는 부엉이가 조용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곳에 와서 느낀 건데 빈티지한 지니의 램프를 보고 그걸 수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는 부엉이를 누군가는 코끼리를 수집하지만 필자는 지니의 램프를 수집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홀리듯이 지니의 램프를 바라보고 있다가 자그마한 꽃병을 보니까 정감이 간다. 대추차(大棗茶)는 대추를 달여서 만드는 한국의 전통차로 대추차는 신경쇠약 · 빈혈 · 식욕부진 ·무기력, 그 밖에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삼복에 비가 오면 보은 처녀의 눈물이 비 오듯이 쏟아진다.’라는 대추는 그 색이 붉다 하여 홍조(紅棗)라고도 하는데 잘 우려낸 대추차는 가끔 생각날 때가 있다. 

인체의 굳어진 근육을 이완시켜서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는 대추차는 간 기능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대추차를 매일 꾸준히 드시면 간염이나 간경변을 예방 및 치료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양한 모양의 조각상과 오래된 물건들 그리고 다시 수집하고 싶은 대상과 차 한잔의 만족감이 있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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