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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0. 2019

1/4의 인재

구미 선산의 선산향교

주변에 구미를 잘 아는 지인이 몇 명 있어서 그런지 구미는 조금 친숙한 공간이다. 구미사람들은 생각 외로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특히 그중에서 선산이라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은 생각보다 높았다. 민심은 소박하며 학문을 숭상하여 많은 인물이 배출되니, 예부터 이르기를 조선 인재의 절반은 영남에서 나고 영남의 인재의 반은 선산에서 난다고 한 것을 보면 선산이라는 지역이 가진 특별함을 알 수 있다.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인 서울의 특정지역에 학군이 몰려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지방에서도 수많은 인재가 나왔다. 

구미의 선산면에 자리한 선산향교는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사용되는 선산이라는 지역명을 그대로 사용한 예전의 교육기관이다. 남쪽에는 금오산(金烏山) 영봉이 솟아 있고, 낙동강(洛東江)이 북에서 남으로 선산의 중심부를 가로질러 유유히 흐르고 감천(甘川)이 서남에서 흘러 합류하는 곳의 선산향교는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1450년(세종 32)에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창건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00년(선조 33)에 부사 김용(金涌)이 대성전과 동재(東齋)·서재(西齋)를 중건하고 1967년에 보수하고 1973년과 1975년에 마루와 신삼문(神三門)을 각각 보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빨리 갈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익한 길과 늦게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익한 길이 있다. 유익한 습관은 복리 이자와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크게 돌아온다고 한다. 유익한 습관 중에 평생 공부하는 것도 포함이 된다. 책을 읽는 습관도 자신을 변화시킨다. 인생은 습관의 함수라는 말이 있다. 공자가 말했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면 다른 사람이 스승이 될 만하다고 말이다. 

구미 선산향교의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만나는 건물은 명륜당이 아닌 청아루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전국의 향교 중에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에 자리한 향교의 입구에는 대부분 누각이 입구에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청아루는 ㄷ자형의 평면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전면은 2층 누각으로 되어 있고 후면은 명륜당 마당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다.

조선 정조 1년 - 신하가 임금에게 경서를 강독하는 경연의 기록

정조가 "온고지신이란 무슨 말인가?"라고 묻자 이유경이 대답했다. "옛 글을 익혀 새 글을 아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자 정조는 "그렇지 않다. 초학자는 그렇게 보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옛글을 익히면 그 가운데서 새로운 의미를 알게 되어 자기가 몰랐던 것을 더욱 잘 알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옛것과 새것을 나누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옛것과 새것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청아루가 입구에 세워져 있는 대표적인 향교로 안동향교가 있다. 안동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에서 보듯이 청아루는 영남의 대표 향교에 세워져 있는 것이다. “영남의 한 복판에 있는 선산군, 산과 물이 서로 어울려 기세가 화합하고 정기와 맑음이 모여 대대로 뛰어난 인물이 났다” 조선 왕조 선조 때의 학자인 여헌 장현광이 그의 고향 선산을 자랑했던 말이다.

포은 정몽주로부터 학통을 이어받은 고려 말의 삼은 중 한 사람이었던 야은 길재도 이곳 선산군에서 태어났다. 사육신의 한 사람이었던 단계 하위지는 선산읍 영봉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서른여덟 살에 고려의 충절을 지키기 위해 낙향한 길재는 강호 김숙자 같은 제자를 길러냈다. 

백제에 불교가 처음 전래된 곳은 굴비로 유명한 법성포였는데 선산은 신라 초기에 불교가 처음으로 뿌리를 내린 고장이었다.  법흥왕 14년인 527년에 불교가 신라 국교로 공인되었으나 그 전까지만 해도 외래 종교인 불교는 뿌리를 못 내린 채 박해를 받고 있었다. 인물이 많이 태어난 곳임을 말할 때마다 이곳의 명산인 금오산과 이곳을 거쳐 흐르는 낙동강의 수려한 흐름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선산의 선산향교에는 많은 인재가 나왔을 것이라고 미루어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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