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22. 2019

삶은 고뇌

거제 다공마을 연꽃단지

연꽃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종교는 불교다. 그리고 불교 속에 들어가면서 깨달음이라는 것이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 여름의 거제 여행지는 해수욕장이 유명하고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가 잘 알려져 있지만 내륙을 돌아다니다가 보면 생각 외의 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거제의 작은 마을인 이곳은 12~13년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한으로 조성된 자연생태학습장이면서 연꽃마을이다. 연꽃 개화시기는 여름부터 시작되지만 9월까지 만나볼 수 있다. 오전에 피기 시작해서 늦은 오후가 되기 전에 그 꽃잎을 닫는 것이 연꽃이다. 

석가모니는 누구에게나 본래 지혜를 가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다른 망상과 번뇌로 인해 이를 보지 못하고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고뇌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다. 즉 삶은 고뇌의 연속인 것이다. 생로병사에 오래 사는 것이 꼭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무는 지난가을의 열매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연꽃마을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오두막으로 갈 수 있는 돌이 놓여 있다. 늦여름에는 유독 모기가 기승을 부린다. 이곳은 모기가 없어서 다행이다. 

바닥을 살펴보니 자연생태가 잘 살아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우렁이들이 보인다. 아시아에는 특히 종류가 많아,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는 벼농사 문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식용을 주로 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영어로는 “강 달팽이”(river snails)나 “신비한 달팽이”(mystery snails) 등으로 불린다.

연이 상당히 기세 좋게 자라 있어서 사람 키를 넘어선 연도 보인다. 그 큰 잎을 어떻게 버티는지 궁금하다. 힌두교나 불교에서 연꽃은 신성함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연꽃은 수련에 비해서 잎은 더욱 크고 아래쪽이 갈라지지 않으며, 꽃자루는 물 위로 길게 나오므로 구분할 수 있다.

가라. 좋은 벗 있으면 둘이서 함께 가라.

가라. 좋은 벗 없으면 버리고 홀로 가라.

달빛엔 달처럼 별빛엔 별처럼 바람 불면 바람처럼 가라.

내가 나에게 등불이 되어 그대 홀로 등불이 되어

같이 못 가도 함께 못 가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범능스님

걸어서 돌아보는 이 공간에서 진정한 벗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본다. 진정한 벗은 좋은 방향과 에너지를 가지고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다시 자신이 그 상대방을 변화시킨다. 그렇게 둘이서 같이 변해가면서 걸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숨어 있는 여행지를 찾는 것도 삶의 잔재미 중 하나다. 

매거진의 이전글 별거 아닌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