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열쇠는 깎기 나름이다.
영화를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의 포스터 혹은 예고편만 보아도 필자가 재미있어할 영화인지에 대한 감이 바로 온다. 그런데 대중이 좋아하는 관점과 다를 경우도 있고 같을 경우도 있다. 금일 개봉하는 영화와 지난주부터 개봉해온 영화 중 볼만한 영화는 하나도 없었지만 안나라는 영화는 꼭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살고 있는 곳 주변에 있지 않기에 조금 멀리까지 발길을 해서 영화를 감상했다. 개인적으로 무척 만족감이 드는 영화였고 액션 시퀀스를 비롯하여 사람의 본질까지 잘 담아놓은 스파이 영화였다. 특히 179cm의 키의 모델인 샤샤 루스의 연기가 만족스러워서 그녀를 다시 돌아보게끔 만들었다. 왜 이영화가 적은 영화관에서 개봉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 영화는 생존에 대한 영화이며 정말 사랑해야 하는 것은 본인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였다. 그녀는 해군인 아버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나서 밑바닥 생활을 하다가 우연하게 KGB에 발탁이 된다. 밑바닥 생활이라고 했지만 각종 지식이나 문학적인 것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자라난다. 그녀는 일찍이 생존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예리한 감각은 그녀를 최고의 살인무기로 성장하게끔 만들어주었다.
살인무기로 살면서 소련 그리고 러시아의 이익에 반할 누군가를 살인하면서 살아간다. KGB에서는 5년을 그 활동을 하고 나면 자유를 준다고 했지만 그것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한다. 뮤즈 사샤 루스는 그녀만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무드를 연출하는데 탁월하여 최근 유명 디자이너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세계적인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이 영화에서 남자들은 어떻게 보면 보조적인 존재로만 등장한다. 어찌 보면 멍청하고 자신이 이용당하는지 모르는 존재로 말이다. 이 영화가 더 와 닿았던 것은 샤샤 루스가 연기한 안나라는 캐릭터가 생존이라는 것에 대한 것을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살아 있기에 생존해야 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본능적으로 생존을 잘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액션 연기는 이제 성별을 가리지 않는 듯하다. 앤젤리나 졸리가 액션 연기를 잘한다고 했지만 쇼맨십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수준이었다. 그러나 샤샤 루스의 액션 연기는 볼만했다. 이 영화에서 생각난 키워드 세 개를 꼽으라면 생존, 열쇠, 감각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아직 안 깎아놓은 작은 쇠뭉치에서 출발한다. 그냥 쇠뭉치로 의미 없이 살다가 죽는 사람도 있고 대충 깎아서 대중 쓰이는 사람도 있다. 예리하게 깎아두었지만 너무 많이 깎아서 하나의 문외에 어떤 문에도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라는 열쇠를 어떻게 깎을지 그리고 어떻게 깎아서 어떤 문을 열지 결정하는 것은 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