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레기

기자간담회로 본 기자들의 자화상

기사를 제대로 쓰는 기자가 얼마나 될까. 자신의 출입처 외에 다른 분야의 지식을 섭렵하고 팩트를 구분하고 의혹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책무를 다하는 기자가 있나 싶을 정도다. 물론 정치인들보다는 아직 아직 조금은 더 나은 것처럼 보인다. 하는 질문부터 질문을 하는 자세에서 그들의 오만함이 철철 넘쳐 나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하는 기자는 거의 안 보이고 말꼬리를 잡아 물고 늘어지는 질문만 하는 기자들만 있다. 물론 의혹은 다시금 캐고 그 문제의 본질을 밝힐 필요성은 있다.


소위 데스크에서 있다는 사람부터 일선 기자들을 적지 않게 보았지만 제대로 된 기사를 쓰는 기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탐사기획이나 시사 혹은 출입처가 필요 없는 기자를 제외하고 그 시스템에 물들어 있지 않는 기자들을 찾기가 드물었다. 출입처와 관계하면서 기자들은 서로 공생관계를 맺게 된다. 다른 언론사에서 오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그대로 받아쓰면서 의혹만 증폭시킨다.


트래픽을 만들기 위한 기사를 쓰면 최고로 치기에 다른 사람보다 조국이라는 사람이 가진 상품성은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기레기는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로 대한민국에서 허위 사실과 과장된 부풀린 기사로 저널리즘의 수준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고 기자로서의 전문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사람과 그 사회적 현상을 의미한다.


오늘의 기자간담회에서도 자신들의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전문가를 언급한다. 어떤 전문가라는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채 전문가에게 확인해본 결과 혹은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로 포장하고 말을 이어간다. 대체 그 전문가는 어떤 말을 해주었길래 그들의 말에 신뢰성을 부여해주는 것일까. 1인 미디어 시대가 이미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고 기자보다 훨씬 많은 지식과 글쓰기 능력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것은 지금의 기자 세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유통방식과 소비패턴이 완전히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기사 작성 방식을 유지하고 유통한다. 언론의 책무가 무엇일까. 정치인들이나 이슈만 만들어내는 누군가의 입만 바라보고 기사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전문성을 가져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기자가 어떤 기사를 독자에게 전달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되는 시기에 직면했다. 굳이 언론이 아니더라도 전문적으로 기사를 쏟아내는 채널이 많아지고 있다. 그 속에서 독자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기사는 결국 외면받게 되니 자극적인 기사만 쏟아내고 이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기자간담회에서 조국에게 시민은 실망했다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떤 시민에게 물어본 것일까. 아니 물어보기는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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