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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7. 2019

어이없는 맷돌

한독 박물관 야외전시장

의학의 역사를 살펴볼 수도 있고 음성군내에 자리한 기업들의 흔적을 따라가 볼 수 있는 팩토리 투어를 운영하고 있는 한독 박물관의 야외전시장에는 자세히 보면 다양한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석탑도 있고 절구도 보이고 의학에서 사용되었던 옛날의 물건들도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수량으로 전시된 것은 바로 맷돌이다. 그것도 어이(어처구니)가 하나도 없는 맷돌이다. 맷돌은 오래가지만 어처구니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서양의학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학의 역사는 약학과 침술 등이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약학은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제조하였는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조선왕조에서 약을 잘못 써서 어의가 벌을 받는 경우도 허다했다. 한독의약박물관은 약학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을 거쳐서 뒤로 오면 다양한 형태와 모양의 맷돌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 맷돌은 1991년에 기증된 것으로 시전 허동화 관장이 조선시대 후기의 것을 모아 온 것을 24점 이곳에 기증하였다고 한다.  

보통은 곡식을 갈 때 사용하였지만 그 용도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기도 했다. 일반적인 맷돌은 위·아래 두 짝으로 구성되며, 아래짝 가운데에는 중쇠(숫쇠라고도 한다.)를, 위짝에는 암쇠를 박아 끼워서 서로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경주에 가면 옛날 맷돌로 만들어서 순두부를 내오는 음식점들이 많다. 음식을 하다 보면 믹서로 간 것보다 손으로 직접 간 것의 맛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괜히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 맛있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음식의 입자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위짝에는 곡식을 집어넣는 구멍이 있으며, 아래짝 위에는 곡물이 잘 갈리도록 하기 위하여 판 홈이나 구멍이 있는 것이 일반 맷돌이다. 주변으로 홈이 파져 있고 아래로 흘러내려오도록 만든 것들도 많다. 그냥 주변에 흘러내린 것을 추스려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모이도록 한 것도 있다.   

형태를 보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추측을 해볼 수 있다. 공룡뼈를 통해 원래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처럼 모든 부위가 그렇게 생긴 것에는 이유가 있다.  

맷돌은 모양은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크게 나누어 중부와 남부 지방의 것으로 구분된다. 중부지방의 맷돌은 암쇠와 수쇠의 크기가 같고 남부지방의 맷돌은 수쇠가 암쇠보다 넓고 크며 한 옆에 주둥이까지 길게 달려 있다. 

그린팩토리 혹은 흥미진진한 팩토리 투어다. 팩토리는 한국말로 공장이다. 즉 기업을 투어 하는 것을 이곳에서 간접적으로 해볼 수도 있지만 직접 기업을 방문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가끔 편의점등을 가면 보는 맥주도 음성군내의 공장에서 만들고 있었다. 다음에는 이곳을 방문해볼 예정이다. 맥주는 공장에서 갓 출하된 것이 가장 맛이 좋다.  

인류 역사는 늘 새로운 태동을 통하여 변화하고 발전해왔다. 자궁의 숨결을 태동이라고 불렀으며 새로운 움직임을 태동이라고 표현하였다. 석탑이나 맷돌의 공통점을 보면 중심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사람 몸의 중심에는 배꼽이 있다. 늘 세상의 중심이며 배는 삶의 중심이다. 인간사에서 배고픔보다 절박한 것이 있을까.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맷돌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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