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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9. 2019

가다듬다.

공주 얼레빗 전수관

옷매무새나 머리, 주변을 가다듬는 일은 앞으로 나아가고 마음을 빗는 행위와 연결이 되어 있다.  가다듬는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은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지금 편하고자 대충 정리하면 나중에 더 큰 시간의 손실로 다가오게 된다. 빗은 지금도 누구나 사용하지만 그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월소(月梳)라고도 불리는 얼레빗은 우리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빗이다. 현재 공주에는 무형문화재 제42호로 지정된 이상근 씨가 있는 얼레빗 전수관이 자리하고 있다. 

전수관은 공주시내에서도 거리가 떨어져 있고 논산에 더 가까운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무형문화재인 목소장은 전통 우리 빗을 만드는 기능 또는 그 기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로, 이 씨는 30여 년 동안 얼레빗을 직접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전수관을 설립하고, 작품 전시, 후학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곳이다. 

혼자 고고하게 서 있는 상록수가 그늘을 만들고 있다. 얼레빗이라는 것은 보통 일상용품으로 사용하던 빗으로 나무는 보통 우리 딸에서 자라나는 박달나무, 대나무, 대추나무, 도장나무, 소나무, 해송 같은 나무와 조금 고급스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모, 상아, 뿔, 은도 사용한다고 한다.  

저 앞에 자리한 한옥이 전수관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직접 작업하는 공간은 따로 있다.  얼레빗은 빗살이 성긴 것으로 긴머리를 빗질하는 데 필수적인 빗으로 보통 얼레빗으로 대강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하는데 주로 사용한다.  


우리 전통 빗의 역사는 안타깝게도 기록으로만 남기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조선 말기 단발령을 계기로 상투가 없어지는 우리 전통문화의 변화로 인해 얼레빗의 사용도 줄었다. 얼레빗은 2007년 유네스코 우수공예품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얼레빗은 그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얼레빗의 상징은 바로 반달 모양의 빗이라고 한다. 곡선의 유려함이 있는 것이 얼레빗의 특징이기도 하다.  


詠半月(영반월) - 황진이

誰斷崑崙玉(수단곤륜옥) 누가 곤륜산의 옥을 쪼개어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 직녀의 머리빗을 만들었나

牵牛一去後(견우일거후) 견우가 한 번 떠나간 후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 수심에 젖어 머리빗 하늘에 던졌네


웬 항아리가 이렇게 많은지 물었더니 무형문화재 관련 행사에 갔다가 장독대를 만드는 장인분께 받은 것이라고 한다.  숙련기술자의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은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사람 중 해당 직종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사람이다. 이들에게는 일시장려금 2000만 원과 은퇴 시까지 매년 최대 405만 원이 지급되는 계속종사 장려금이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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