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omy Sunday

대전을 조망할 수 있는 식장산

태풍에 이어 비가 내리는 어두컴컴한 일요일 오래간만에 식장산을 찾았다. 글루미 선데이는 노래로도 유명하다. 우울한 일요일(헝가리어:Szomorú Vasárnap)은 헝가리의 피아니스트 셰레시 레죄(Seress Rezső)가 1933년에 발표한 노래이다. 많은 자살을 불러일으킨 노래로 유명하기도 하다. 날이 어두워서 일요일이 글루미 선데이로 변했다. 식장산을 안 올라가 본지가 오래된 것 같아 올라갔다가 없었던 건물이 생겨서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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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식장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돌아 돌아 한참을 올라가야 식장산의 정상까지 가볼 수 있다. 가는 길목에 겨울을 대비해 모래등을 비축해두는 공간에 대전의 여행지가 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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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산 하면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충남의 최고봉 서대산(904m), 옥천의 최고봉 대성산(705m) 등 인접지역의 명산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식장산(623.6m)은 대전광역시 동구와 옥천군 군북면, 군서면 등 세 지역에 걸쳐있는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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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산은 백제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의자왕에게 충신 성충(成忠)은 백제의 국운이 위태로움을 간하였는데 이때 식장산을 언급한다. 옛 이름은 탄현(炭峴)으로 신라가 넘어온다면 이곳으로 넘어올 것이기에 방어에 신중을 기하기를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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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때 성을 쌓고 군량(軍糧)을 많이 저장하여 신라를 방어하는 요새지였지만 의자왕은 성충의 말을 듣지 않고 논산의 황산벌과 백강에서 적병을 막았고 신라는 방어가 허술했던 탄현을 넘어 침공하여 결국 백제는 패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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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있었지만 나름 맞으면서 돌아다닐만할 정도로 내리고 있었다. 식장산에는 상당히 큰 규모의 누각이 세워져 있었다. 기둥은 모두 12개의 띠를 상징하는 동물들이 받치고 있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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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글루미 선데이인데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식장산을 찾아왔다. 맑은 날 탁 트인 전망과 대전시내를 바라보는 것도 괜찮지만 이렇게 어두컴컴한 날에도 찾아와도 색다른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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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최고봉을 간직한 산이기에 이곳에서는 대전에 자리한 산들을 모두 볼 수 있다. 보문산, 빈계산, 우성이산, 계족산 등이 아래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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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루미 선데이는 암울했던 시기에 사람에 대한 존엄을 이야기했던 영화다. 날이 좋은 날이 있으면 어두운 날도 있다. 글루미(Gloomy)한 날이 있어서 샤이니(Shiny)한 날이 더 빛이 나는 법이다. 내면의 세계를 잘 살피는 일인 성찰은 쉽지가 않은 일이다. 자신을 바라보는 성찰은 밝은 날보다 어두운 날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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