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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4. 2019

버섯의 고장

괴산 청천푸른내시장

동전의 양면처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한국인의 식단에 많이 올라가는 재료로 버섯만 한 것이 있을까. 독버섯과 식용버섯으로 나뉠 만큼 버섯은 양면성이 뚜렷하다. 대체적으로 송이를 제외하고 생으로 먹으면 약간의 독 때문에 설사하는 버섯은 데쳐서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지의 음식이며 땅이 주는 선물이기도 한 버섯은 진시황이 영지버섯을 불로초로 여겼으며, 조선의 최장수 왕인 영조는 송이버섯 애호가이기도 했다. 

전국에서 괴산 청천푸른내 시장만큼 다양한 버섯이 많이 나오는 곳이 있을까. 괴산에는 좋은 버섯이 자생하는 산이 즐비하다. 이곳을 중심으로 설운산, 학당산, 선녀골산, 신산, 상봉산, 통미산등에서는 다양한 버섯이 자생하고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이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품목은 바로 버섯이다. 전국에 있는 여러 시장에서 버섯을 보았지만 이곳만큼 다양한 버섯이 한 곳에 있는 것은 보기가 쉽지 않다.  

고대 사람들은 버섯을 땅을 비옥하게 하는 '대지의 음식물(the provender of mother earth)' 또는 '요정(妖精)의 화신(化身)'으로 생각하였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며 그 향이 좋은 버섯으로 능이와 송이가 있다. 그렇지만 그에 못지않게 송이 싸리도 괜찮다.  

송이 싸리는 생김새도 참 독특하다.  잘 모르고 산에 가면 이 버섯이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듯하다.  

일반적으로 한의학에서는 버섯은 몸을 차게 하는 음성(陰性) 식품이므로 굽거나 끓이거나 열을 가하여 먹어야 한다고 하지만 버섯의 종류에 따라 별도의 조리를 하지 않고 생으로 먹기도 한다.

송이와 함께 ㅇ뜸으로 치는 능이버섯은 향과 맛이 뛰어나다.  참나무 뿌리에 기생하며 아직까지 인공재배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자연 채취 물량만 시중에 유통된다. 때문에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다. 보관 시 능이버섯과 소금을 2/3의 비율에 버무려 냉장고에 보관하면 장기 보관할 수 있다. 능이버섯은 각종 효능이 우수해 요리뿐만 아니라 차로 달여 먹어도 좋다.

밤버섯은 처음 보는데 그냥 보기에도 먹기에 편할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버섯은 상품이 될 정도로 크지가 않은 버섯 등이 한 소쿠리에 담겨서 버섯의 쓴맛을 빼고 있었다. 

송이버섯이 귀족 버섯이라고 부르듯이 소중하게 잘 보관되고 있다. 송이는 특유의 은은한 향이 있어 물로 씻지 않고 특별히 조미를 하지 않고 먹거나 세로로 찢어 소금간만 살짝 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골 등에 송이를 넣어도 향이 달아나기 때문에 가급적 자연 상태 그대로 먹는 것이 귀한 송이를 가장 귀하게 먹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버섯채취는 지역민들을 제외하고 하면 안 되는 곳이다.  9월 말이 되면 청천 푸른내 시장에서는 버섯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청천은 청정 자연환경과 도명산, 낙영산, 조봉산, 대야산, 가령산 등이 자리한 곳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질 좋은 버섯이 자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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