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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5. 2019

과일의 계절

가은읍의 사과와 사람

여름과일은 시원하지만 오래가지 않는 특성이 있다. 가을에 나오는 과일은 깊이가 있으면서도 보관성이 좋은 과일들이 많다. 그중에 여름에 나오는 홍로, 홍옥, 아오리부터 가을이 무르익을 때 나오는 부사와 감홍은 문경을 대표하는 과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경 가은읍은  용추계곡, 선유동 계곡, 백운대 계곡이 있으며, 우리나라 100대 명산으로 꼽히는 대야산(930.7m), 둔덕산(969.6m), 희양산(999.1m), 뇌정산(991m)이 있어 특산품으로는 큰 일교차로 당도가 높은 사과와 청정지역에서 재배하는 표고버섯이 있는 곳이다.  

문경의 가을을 여는 축제는 바로 오미자가 주인공인 문경 오미자축제다. 벌써부터 생산된 오미자가 통에서 숙성이 되고 있었다. 이 농장도 오미자축제에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는 2019 문경오미자축제가 경북 문경시 동로면 금천강변에서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열리게 된다.   '100세 청춘, 문경오미자'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오미자 할인판매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거리 및 볼거리로 꾸며질 예정이라고 한다.  

추석을 맞아 사과도 구매를 했다. 우선 구매를 하고 나서 박스를 채워주실 수 있냐고 묻자 서비스로 가득 채우고 테이프로 붙여주었다.  역시 문경사과가 달달하다. 

사과를 사들고 문경의 가은읍을 돌아보았다.  조용하면서도 한적한 곳이다. 명절 때 고속도로가 막히기는 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오면 명절의 여유를 즐겨 볼 수 있다.  이곳은 가은읍의 도태리(가은읍 상괴 1리)다. 도태리는 운강 이강년 선생이 태어나고 성장하였는데 이곳에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다.  

운강 이강년 선생의 흔적이 이곳저곳에 남겨져 있다.  운강은 1896년 산포수와 농민을 규합하여 의병을 일으켰는데 농암으로 진군하여 농암 장터에서 의병의 깃발을 드높였다. 일제에 완전히 병합되기 전에 조선군은 이미 일본군의 지휘 하에 있었다. 1907년 유격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1908년에 붙잡혀 같은 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였다.   

서울의 재판정에서 ‘국가의 세금을 빼앗는 것이 의병인가’라는 재판장의 질문에 “임금의 마음을 받들어 국가의 어려운 일에 앞장서서 나라를 위하여 공금을 사용한 것이 역적이냐? 원수인 적의 세력에 의지하여 임금을 협박하여 적을 섬기면서 국가의 녹을 먹는 것이 역적이냐? 의병을 일으켜 왜놈들을 섬멸하고 5적, 7적을 죽여 국가에 보답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려 한 것이다”라고 준열히 꾸짖었다.  

문경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효자각이 가끔 눈에 뜨인다. 계절마다 어울리는 과일이 있고 지역에서 나온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명절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필자도 제사를 지내봐서 조율시이가 익숙하다. 조율이시란 우리나라 제사상에 놓는 과일의 기본 4가지로, 대추(棗)는 씨가 하나이므로 임금을, 밤(栗)은 한 송이에 3톨이 들어있으므로 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3 정승(政丞)을, 배(梨)는 씨가 6개 있어서 6조 판서(六曹判書, 이조·호조·예조·병조·형조·공조 판서)를, 감(柿)은 씨가 8개 있으므로 우리나라 8도(조선 8도朝鮮八道)를 각각 상징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렴 어떠하겠는가 별일 없이 지나갔음을 감사해야 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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