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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9. 2019

미인을 찾아

도미부인의 이야기가 있는 빙도

보령에 자리한 빙도는 원래 섬이었지만 다리가 연결되면서 지금은 육지처럼 변해버린 곳이다. 그렇지만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접근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보령의 도미부인은 참 미인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미인의 이야기가 있기에 보령 빙도를 가면 미인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가 보았다.  보령 빙도는 보령시 천북면에 속하는 섬으로 천북면 유일의 유인도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있는 녹색농촌체험마을이기도 한 빙도 마을은 도미부인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라고 합니다.  빙도는 그리 크지 않은 섬에 35가구 8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을 가려면 빙도교를 건너야 한다. 

보령방조제가 건설되면서 방석배라고 불리던 부두에 빙도교가 놓이면서 육지와 연결된 섬이다. 최근 거제도의 한 섬이 개방되면서 핫한 여행지로 뜨고 있다고 한다.  거제에 자리한 저도(청해대)는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갈 수 있는 곳이지만 보령 빙도는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니 부담이 없다.  

도미부인 솔바람길이 이어지는 보령 빙도는 해안 탐방로와 구석구석 마을의 이야기와 빙도의 추억이라는 모습으로 이름을 조금씩 알리고 있다. 

오래간만에 다시 보령의 빙도 속으로 들어가 본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즐거움은 주로 생각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많은 곳을 보다 보면 꿈과 아이디어들이 이전 어느 때보다 더 풍성하고 명확해지기도 한다.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빙도는 딱히 트레킹길이라고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길이 나 있는 곳으로 돌아서 걸어가면 이곳저곳으로 갈 수 있다. 생각보다 바다로 접할 수 있는 지역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빙도의 입구로 들어오는 다리에서 보는 바다가 가깝게 느껴진다. 

벼가 익어가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아직 황금색으로 모두 변하지 않았지만 한 달만 있으면 이곳도 황금색 물결로 뒤덮일 것이다.  전국에는 유독 솔바람길이라고 붙여진 길들이 많다.  천혜의 바다가 보이는 안팎으로 그야말로 대동맥처럼 연결된 산책길이 있다. 고즈넉한 느낌의 이 길은 마치 미인이 살았다는 빙도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갖게 할 정도로 소박하지만 농촌의 풍경이 살아있다.  

미인을 찾아서 빙도를 들어갔으나 아쉽게도 미인은 고사하고 사람의 인기척은 보지 못하고 보령 바다의 풍광만 만나고 돌아왔다.  해송이 만든 그늘에 서해 바닷바람이 휘감으면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서늘한 냉기가 온몸을 감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런 특성 때문에 관광객이나 일반인 산책객이 가장 많이 찾는 보령의 여행지가 되는 그날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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