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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7. 2015

갱생을 꿈꾸다.

공주 치료감호소

지난 5일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시험이 치러졌다. 사회에 나가 갱생을 꿈꾸며 PC정비사와 네트워크 관리사를 보려는 수용자로 6개월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시험에 임했다. 필자는 시험 총감독으로 이곳을 방문해서 수용자들의 시험감독을 진행하였다. 


공주 치료감호소는 국립 법무병원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신분열과 정신지체, 조울증 등으로 치료감호 선고를 받은 범죄 수용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 수용되기 위해서는 정신감정을 받아 판사에게 제출한 후 판사의 판결이 있어야 가능하다. 


정원은 1,200명이지만 수용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곳의 정원은 항상 그 수를 웃돌고 있다고 한다. 보통 일반병동 1곳에 교실 형태의 병실이 있는데 그 공간에 수용자 80 ~ 85명이 수용되고 있다. 치료감호소는 현재 6층 규모의 건물에 일반병동 13개를 운영하는데 13개 모두 1실에 80명 이상씩 수용돼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치료받고 사회로 나가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직업교육을 시키는데 적지 않은 수용자들이 제과, 제빵, 조적, PC정비, 네트워크 관리사 공부를 하고 있다. 



치료감호소이긴 하지만 이곳 역시 사회와 격리시키기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그 감시가 교도소  못지않았다. 여러 개의 문을 거쳐 들어가면 일반 교도소에서 보는 그런 광경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곳은 항상 인력부족과 수용인원 과밀로 인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치료받기 위해 대전의 모 병원에 입원하였던 수용자가 탈주한 사건이 있었다. 인력난과 감호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일정기간 사회와 격리되어 있어야 할 수용자들이 사회에 나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곳 수용인력의 62%는 살인, 성폭력, 강도 등의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다.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치료를 받고 각종 직무교육을 통해 사회에 적응을 시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관리와 체계적인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날 시험장에 입실한 16명의 수용자들은 지난 6개월 동안의 노력을 제대로 보여주려는 듯 진지하게 시험에 응했다. 필기와 실기가 한 번에 진행되었던 이날 시험에서 필기 합격자는 당일 발표하였고 실기는 올해 중순 관련 협회 홈페이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필기는 50%의 합격률을 보이며 일반인들이 오해하는 그런 범죄자의 모습이 아니라 다시 갱생을 꿈꾸는 사람의 이면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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