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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1. 2019

장항과 음식

제4회 서천 해랑들랑어울제

자신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 치고 먹는 음식의 맛을 소홀히 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의 몸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는 음식을 통해서 만들어내지만 그 음식은 에너지를 만들기 전에 다양한 느낌과 행복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많이 먹는 것보다 맛있게 먹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장항이라는 공간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음식문화를 남겼다. 그래서 음식점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력이 있는 음식점만 살아남았다. 

어디를 가던 지금 혼자 있든 간에 자신이 어느 위치에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 어디로 나아갈지를 판단하고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머무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다.  

이제 곧 며칠이 지나면 서천으로 떠나는 도심 속 생태나들이로 해랑들랑어울제라는 축제가 10월 4일부터 10월 6일까지 3일간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항 전통시장 일원에서 열린다. 도심 속 생태라고 하면 사람들의 이야기와 오래된 구도심을 탐방하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어디에서 시작할지만 알아도 우선 반은 이미 간 셈이다. 어디를 갈 때면 우선 무얼 먹을지를 생각하고 출발을 하는 편이다.  음식을 먼저 생각하고 나서 그 지역을 생각하면 조금 더 즐거워진다고 할까. 


농경문화와 가축을 대량으로 사육하고 나서 인간의 음식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식량은 풍부해졌지만 아이러니하게 영향학적으로 결핍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비좁은 우리에서 갇혀 지낸 가축들은 영양적으로 질이 떨어진 데다가 면역력도 급격하게 저하되어 질병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생산량이 극대화된 농산물로 인해 인간은 풍족해진 것 같지만 무기질 등은 부족해졌다. 

우리가 음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역마다 자리한 음식문화를 최대한 접해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장항에는 6080 음식골목 맛나로가 조성이 되어 있는데 몇 날 며칠이고 돌아보아도 먹을 것이 많을 정도라고 한다.  

참 오랜 시간 동안 맛보다는 살기 위한 수단으로 섭취한 어린 시절이 기억이 난다. 어머니는 항상 아무거나 드셔도 맛있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사셨다.  현실과 타협인지는 모르겠지만 음식은 항상 그런 대상이었다.  

장항의 오래된 골목을 거닐다가 조금은 곱씹어볼 만한 문구를 보았다. 신은 인간에게 먹을 것을 보냈고 악마는 요리사를 보냈다는 것이다. 

다음 주 월요일인 7일은 중양절이다.  중양절에는 황국이 은은한 향기를 내뿜으며 필 때이므로 이것을 따서 국화전을 지지고, 국화주를 담근다. 또한 이때쯤 무르익는 배와 유자로 화채를 만들기도 한다. 

너무 맛있는 것이 많아서 맛나로, 보고 싶은 사람들과 정겹게 만날 수 있어서 만나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이어가는 공간의 연결로의 공간이며 꽃게, 아귀, 홍어, 조개, 박대, 물메기, 복어, 주꾸미, 광어 등을 내어주는 곳이다.  

맛나로에서 맛볼 수 있는 15가지 음식이 등장한다. 바다와 가까이 있는 곳이니만큼 바다 해산물로 만든 음식들이 많다.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에서 주인공은 불멸의 삶을 얻고 살아간다. 그것도 젊음을 유지한 채 말이다. 젊음을 유지한다는 것은 외면적으로 좋아 보이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식재료의 디테일한 맛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이다. 나이가 들수록 맛을 느끼는 감각 역시 같이 퇴화하니 말이다.  해랑들랑어울제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장항의 맛이 있는 맛나로를 그냥 들려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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