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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8. 2019

분식(粉食)

소박하지만 한 끼로 충분

분식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이나 간단하게 요기를 하기 위해 먹는 간식 같은 요리다. 요즘 분식의 가격을 요리의 수준으로 올린 프랜차이즈들이 있지만 분식이란 가격의 저항선은 분명히 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분식은 분식으로 남아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분식은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라는 의미가 있었지만 이 단어를 안 좋은 곳에 쓰기도 한다. 밀가루로 분칠 하듯이 돈의 행방을 감추는 회계 행위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이나 선진국과 달리 분식회계에 대해 참으로 너그럽다. 검찰과 언론이 재벌의 편을 들어주는 덕분이기도 하다. 

지금도 생각나는 옥천의 유명한 분식집이 있다. 이 음식점의 김밥과 물쫄면은 가격대 가성비가 좋아서 가끔씩 먹고 싶은 생각이 나는 곳이다.  이 음식점도 오래되었지만  분식점의 효시는 1961년 동성로에서 문을 연 미성당이고, 뒤이어 1963년 같은 상호의 미성당이 남산초등학교 맞은편에 나타나면서 분식점이 전국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쫄면의 비주얼이 남다르다. 아마 인터넷 등에서 물쫄면을 검색하면 바로 이 음식점이 대부분 검색될 정도다.  42년 물쫄면 맛집으로 알려진 이곳은 멸치 향과 쫄깃한 면이 일품이다. 추가로 육수에 달걀을 넣어 더욱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음식점의 물쫄면의 비법은 숙성된 멸치를 연탄불로 24시간 우려내 진한 육수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특히 구수한 멸치 육수와 치자 우린 물을 넣은 노란색의 면이 특징인 음식점이다.  

김밥이 맛있기 위해서는 밥보다 내용물이 50% 이상을 차지하면 맛이 좋다고 느껴진다. 보통 대형마트 등에서 파는 김밥은 그 비율이 적은 편이서 그 맛을 내기가 힘들다. 집에 지인이 준 담가둔 매실이 있는데 매실을 잘 다져서 김밥을 만들어도 맛이 좋다. 전국적으로 분식점 탐방을 해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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