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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5. 2019

행복에 도달하는 길

공원과 충남도지사 공관

"철학이란 행복한 생활에 도달하는 노력이다." - 에피쿠로스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은 안 하는 사람이 더 많다. 가만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개인의 과욕이다. 행복해지려는 노력은 다양한 부분에서 필요하다. 운동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미래도 준비해야 하고 현업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지지 않을 수가 있다. 사람마다 행복을 평가하는 기준은 모두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며 미래도 불투명해지지 않은 것이 행복의 바로미터가 아닐까.

오래된 구도심이면서 대전시민들의 식수를 담당하는 곳에 테미 오래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한가하게 산책하면서 철학적으로 사유를 해볼 수 있는 곳이다. 가만히 있으면 뭐하겠는가 바깥으로 나가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한국사람만큼 나이에 대해 민감한 사람들이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짧은 인생을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인생을 단축시키고 있지 않을까.  

이 근처에 오래된 도서관이 있어서 어릴 때 공부도 안 할 거면서 도서관에서 책을 펼쳐놓고 컵라면과 김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컵라면과 김밥을 먹기 위해 도서관을 찾은 것인지 나름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은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도서관을 찾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테미공원에서 보문산으로 가는 길은 멀지 않다. 오늘날에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든 자유이며, 누구든 위대한 일을 지향해야 한다는 근거는 없지만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해야 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공원을 내려와서 아래에 자리한 충청남도 도지사 공관으로 사용되었던 곳까지 도달했다. 이곳은 대부분 상록수가 심어져 있어서 가을 분위기를 느끼기가 힘들지만 하늘을 보면 가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충남도지사 공관은 전에도 와봤지만 이곳에 오면 이런 정원과 분위기의 집에서 노년을 보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매력이 있는 곳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모든 면을 볼 때 좋은 것을 영원히 자신의 것으로 삼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이나 선물에서 좋은 느낌을 받고 그것을 반복해 떠올리면서 달콤함을 느끼고 행복해지는 길이 사랑이 아닐까.  

대전을 알리는 그림들이 있다. 한 장씩 가져가서 나름의 책을 만들어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두루 플리마켓이 있었다. 체험 먹거리 공예품과 나눔 장터가 열렸다.  

이 공관은 한국적이기도 하면서 일본적이며 서양식도 같이 품고 있는 공간이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기에 소중한 가치가 있다.  

행복에 도달하는 길은 태어난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영원히 그 여정의 끝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고 이미 일찍 도달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단순히 무소유를 해야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목표로 삼은 지위나 돈을 가졌다고 행복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행복은 많은 것을 경험하려는 노력 그리고 시도하는 만큼 다채로워질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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