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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8. 2019

순수 지속의 공간

스타웨이 하동의 열린 느낌

이곳이 마무리가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만들어지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하면서 작년에 이곳을 잠시 들려본 적은 있었다. 올해 10월에 스타웨이 하동은 하동의 명소라고 할만한 곳으로 변신을 했다. 누구와 와도 이곳은 감탄사가 나올 만큼 멋진 하동의 섬진강과 지리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의식은 상호 침투하여 다양하게 변화하는 흐름 속에 있는데 상호 침투란 어떤 경계가 사라지는 느낌을 상상하면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쪽으로 걸어서 들어오면 바로 이런 풍광이 먼저 맞이해준다. 흐름에 기승전결이 있다면 결론부터 먼저 보여주고 계속 감탄하라고 권하는 곳이다.  건축학적으로 보았을 때 적당한 안정 감속에 개방감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건축가가 건물의 이미지를 작품 안에 완전히 표현하고 있었다. 

잠시 실내로 들어와 본다. 카페로 조성이 되어 있는 실내공간 역시 개방감이 최대한 느껴지도록 만들어두었다. 건축가가 건물을 창조하듯 우리의 의식도 생생한 지속 의식을 이곳에서 창조하고 있다. 그런 각각의 순간에 자유가 있다. 

어디서 이곳을 알고 찾아왔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이곳에서 차 한잔과 디저트를 즐기고 있었다.  

역시 이곳은 실내보다 실외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 좋은 곳이다. 차를 한 잔 주문하고 밖에 나와서 푹신한 소파에 몸을 파묻고 섬진강과 저 멀리까지 이어지는 지리산의 산맥을 내려다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직사각형으로 잘 정리된 저 논에서는 하동을 대표하는 쌀이 수확되는 곳이다. 이곳까지 오는 데 있어서 비용이 든다. 그 비용은 이곳에서 경험으로 치환이 된다. 돈이 가치를 갖는 것은 그것이 삶의 가능성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삶의 가능성을 유지하고 기능성의 영역을 넓혀줄 때 돈은 우리에게 가치를 갖는다.  

스타웨이는 하동의 공간에 설치가 되어 있는데 한쪽 통행로는 데크길로 되어 있고 한쪽 통행로는 아래를 그대로 보여주며 약간은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이 삶이 고뇌나 모순으로 가득 차서 넘친다 해도 이것을 시인할 것, 찰나의 행복을 양식으로, 있는 그대로의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것. 이 '디오니소스적 긍정'이야말로 나의 철학이 목표로 하는 것이다." - 니체

형제봉 자락의 고소산성 아래에 들어서는 스카이워크는 산 중턱에서 170m나 앞으로 돌출돼 있어 섬진강의 상·하류와 평사리 들판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걸어보면 알겠지만 마치 숲 위를 걸어가 하늘 위에 서 있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탁 트인 공간에 오니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고 자부심을 느낄 때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갈 수도 없는 절박한 순간에 마주할 때가 있지만 그 순간에도 길은 있다. 스타웨이 하동은 그런 길을 아주 조금 보여주며 생각하게 해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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