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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9. 2019

노인(老人) or 로인(路人)

인생을 걷는 방법의 차이

사람이 태어나면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다. 누구나 나이를 먹어가지만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인생을 걷는 방법에 단지 나이를 먹어가는 노인과 자신만의 길을 걷는 로인으로 나뉘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벌써 10월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이번 주도 다 갔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직 이번 주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길을 걸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오지로 떠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렇기에 최대한 자연적인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생태적인 공간을 재생한 청정자연을 간직한 지역을 찾는다. 

통영에 수없이 와보았지만 바닷가에 자리한 세자트자숲은 처음 방문해보았다. 이곳에서는 매년 가을에 벼 수확체험을 한다. 가을걷이로 세자트라 숲 다랭이논 가을걷이는 학생들이 직접 모를 심어 5개월간 관리한 논이 황금들판으로 변할 만큼 건강하게 자란 벼를 수확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가위와 낫을 들고 벼를 직접 베는 체험이다.  

세자트자숲을 거닐며 바람이 불어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여문다. 차근차근 천천히 '인생 후르츠'속의 내레이션의 한 구절이기도 하다.  

인생은 그렇게 자기 앞에 주어진 너른 공간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천천히 다져가면서 노년의 삶을 만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세자트자숲의 위쪽으로 걸어서 올라가면 다양한 예술작품과 더불어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건물이 나온다.  

이 곳에서 지원하는 ‘세자트라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세자트라 숲의 공간 및 인프라를 활용해 전문가가 지속가능 발전교육, 문화, 예술의 확산을 위해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공존의 의미를 배우는 통영 RCE 세자트라 숲의 건물은 탁 트인 공간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3m 이상의 높은 천장이 있는 공간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사는 집이나 건물은 공간의 크기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최소 주거공간이 갖추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연과 바다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통영에는 이런 창의적인 공간도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다.  공존하는 건강한 공간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후손들에게 더 건강해질 기회를 하나라도 더 제공해줄 것이다. 통영 세자트라 숲의 세자트라(sejahtera)는 인도네시아로 평온하다는 의미다.  자연이라는 평온을 지향하며 자연스러운 교육의 가치를 배우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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