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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3. 2019

곡선과 직선의 미학

하동 칠불사의 아름다움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건물을 지을 때 있어서 선은 기본적이지만 중요하다. 건축물에서 선은 모두 직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찰건축물은 한국의 건축물처럼 급속하게 곡선이 드러나지 않고 완만하게 이어지게 만들었다. 건축물은 외관, 규모 등 물리적인 조건뿐 아니라 사회의 이념이나 경제적 상황 등 사회적 조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지리산 반야봉(般若峰) 남쪽, 쌍계사 북쪽 30리에 있는 사찰 칠불사에는 어떤 세력이 영향을 미쳤을까. 

백제, 신라, 고구려 하면 우리에게 가까운 역사이며 실체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가야국 하면 무언가 신비함에 둘러싸여 있다. 그만큼 알려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잉카문명처럼 밝혀진 것이 별로 없는 고대국가였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많은 것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동의 칠불사는 바로 가락국 수로왕과 연관이 되어 있는 사찰이다.  가락국 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창건하였다는 전설이 있는 칠불사에 있는 아자방 은 온돌방으로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44호이다. 신라 효공왕 때 담고 선사(曇空禪師)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오랜 세월 동안 한 번도 고치지 않았는데도 한 번 불을 지피면 49일 동안 따뜻하였다고 한다.

사찰의 문화를 기록하고 예술작품으로 만든 그림의 전시전도 자주 열리는 곳이다. 때맞춰서 찾아가면 이곳에서 차를 마시면서 덕담을 나누어볼 수도 있다. 

하동의 쌍계사에서도 한참을 안쪽으로 들어오면 쌍계사와 전혀 다른 느낌의 칠불사가 나온다. 쌍계사가 고즈넉한 느낌이라면 칠불사는 규모와 단아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사찰이다.  

김해에 자리한 가야국의 전설이 허황후에게도 이어지듯이 불교의 문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그녀의 일곱 왕자는 가야산·수도산(修道山)·와룡산(臥龍山)·구등산(九等山)을 거쳐 칠불사에 정착하여 일심으로 정진한 지 6년 만에 정각 성불하였다고 한다.  

현재 칠불사에는 대웅전, 문수전, 운상원(雲上院), 설선당(說禪堂), 보설루(普說樓), 원음각(圓音閣), 선다원 등의 전각과 칠불사사적비, 초의선사다신탑비, 문수동자탑, 부도탑 등의 탑비 및 일주문, 영지, 요사채 등이 남아 있다.  

대웅전 안에는 황금색의 불상이 위엄 있게 자리하고 있다. 칠불사에 있는 구름 위의 집이라는 뜻으로 칠불사 골짜기가 구름바다가 될 때 이 곳이 구름 위에 드러나므로 운상원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 거문고 명인 옥보고가 이 곳에서 거문고를 연구했다는 전설도 칠불사에 전해지고 있다.  

아파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금도 온돌문화는 일반적이다. 한민족의 온돌문화는 오래전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신라시대 온돌방터인 '칠불사 아자방지'의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반만년을 이어온 전통한옥의 친환경성과 온돌난방의 원천기술을 현대에 접목해 인류의 위대한 발명인 바닥 난방문화가 스며들어 있는 칠불사는 무엇보다도 풍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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