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Oct 23. 2019

베이징에 부는 바람

아라리오 갤러리 A STRONG WIND IN BEIJING

중국의 베이징에 업무차 처음 출장을 간 것이 200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은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닥치기 전이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경제대국이자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수요를 이끌고 있는 나라다. 특히 한국의 수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중국의 수출이 침체되면 한국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대란은 한국에 바로 영향을 미치게 되기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20여 년 동안 중국은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외부에서 보아도 급격한 변화를 느낄 정도였는데 내부에서는 얼마나 급격한 변화를 느끼게 되었을까. 천안에 자리한 아라리오 갤러리에서는 10월 22일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그 변화를 보여주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어서 찾아가 보았다. 

중국은 현재 대만, 홍콩, 위구르, 티베트 등 소수민족이 있는 지역과의 불화를 겪고 있지만 완전한 통합을 꿈꾸고 있다.  사실 중국의 급진적인 사회변화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루어졌다. 당시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동시대의 중국 작가 20여 명의 작품 40여 점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곳에 자리한 작품들은 사회의 변화를 넘어서 도시화, 상업 경제화의 그 빠른 흐름 속에 중국의 베이징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예술로서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은 개인의 자유와 주체적 삶의 방식과 더불어 상업 미술시장의 기제를 체화한 예술가들의 객관적인 예술의 경향을 보여주며 변화해 왔다.  

이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은 가오레이, 가오밍엔, 량만치, 루핑위엔, 리우런, 리우시위엔, 리원광, 이후이, 멍샹, 쑨쉰, 오우양춘, 위린한, 정환, 쥐안치, 쥐팅, 지안지안, 천위쥔, 천위판, 천페이, 푸잉웨이, 픽시 랴오, 황징지에등이다.  

기획전에 전시된 작품들이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야기를 보여준 "이것 봐! 나는 피카소 야!"중국인들의 모습을 서양의 기법으로 촬영했다는 독특한 시점의 멍샹의 "중국 커플"등이 눈길을 끈다. 

좁은 컨테이너 안에서 터질 듯 갇혀있는 거대한 코뿔소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분열된 진실은 컨테이너의 찌그러진 형태를 통해 자유를 향한 동물의 의지와 열망을 나타내고 있었다.  모순되는 것과 그와 무관된 것들이 병치함으로써 인간사회의 갈등과 의심을 표현한 것이다.  

"Dear diary. I shouldn't expect anything. The danger lies in the cultivation of mutual dependence. the "I need you, you need me" definition of a relationship in a continuing, habitual stance."

빛이 있으면 우리는 음영이 있는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작품은 음영 투사 기법을 표현한 지앙지안이라는 작가의 작품이다. 그는 레디 페이드-회화의 개념을 적극적을 활용하는 작가이며 이 작품은 그림과 사물이 공존하는 작품을 통해 미술에 있어서 재현이 무슨 의미인지를 묻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오면 메인 작품이 부엉이라고 생각될 만큼 부엉이가 강조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보이는 것과 현실의 차이와 충돌하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의 인지하는 감각의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했다고 한다. 

2000년대 들어서 중국은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 속에 예술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리얼리티의 개념, 현실을 인식하는 새로운 시각이 출현했음을 표현하고 있는 기획전이었다. '베이징에 부는 바람'전은 급격한 변화가 있었던 20여 년 동안 중국 동시대 미술 흐름을 조명함으로써 풍부하고 복합적인 다양성이 공존하는 중국 예술가들의 새로운 움직임을 느껴볼 수 있다.  


베이징에 부는 바람

ARARIO GALLERY

A STRONG WIND IN BEIJING

2019. 10. 22 - 2020. 2. 2

매거진의 이전글 저녁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