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밀면

천안 광덕면의 맛

밀면은 차가운 느낌의 음식이다. 그래서 보통은 여름에 인기가 많다. 냉면과 다른 느낌의 밀면은 경남지역의 색깔을 지닌 음식이기도 하다.  보통 밀면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은 대부분 허름하기가 그지없다. 우연하게 떠난 난 호두로 유명한 광덕면에서 밀면을 먹어보기로 했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까지 밀려간 냉면이 먹고 싶었던 사람들은 그때 밀가루에 감자가루를 섞어서 냉면과 비슷한 면발을 만들어냈다. 

광덕사 입구에 이 음식점은 밀면으로 유명한 곳으로 주문을 하면 진득한 육수와 유정란으로 만들었다는 계란을 내어준다. 온도가 낮아져서 그런지 몰라도 따뜻한 육수가 반갑다.  

밀면은 신맛, 단맛, 매운맛 등 세 가지 맛이 조화된 것이 특징인데 육수는 소나 돼지의 사골 뼈, 닭 뼈나 쇠고기 양지 및 사태 부위를 고아 사용하기도 한다.  

대표적 피난 음식으로 부산에서 자리 잡은 밀면은 부산사람들의 음식이며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이지만 이제는 전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  밀면은 고명이 얹어진 진주냉면과 더불어 면을 대표하는 지역음식이다.  육수는 집집마다 제각각이라 다른 육수의 맛을 비교하면서 음미해 보는 것도 괜찮다.  

광덕산에 자리한 사람들은 이 부근에서 생산되는 호두가 특산물이다. 호두의 시발지라서 그런가 이곳의 호두는 더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타임'지에서 인체 면역력을 높여주고 산화를 늦추는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선정되었던 대표적인 건강식품이 호두다. 

호두는 다양한 크기로 분류가 되는데 이 정도 크기는 가장 특상품이라고 한다.  중년 이후 걸리기 쉬운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호두에 풍부한 오메가 3 지방산은 피부 속 수분을 잡아두는 역할을 해 피부 노화를 늦춘다고 알려져 있다. 호두를 보면 호두까기 인형이 생각난다. 호두까기 인형으로 호두를 까면 얼마나 잘 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