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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31. 2019

유자와 석류

제1회 고흥 유자-석류 축제 2019 

전남의 끝자락에 자리한 지역이면서 한 때 인공위성 발사로 인해 주목을 받았던 곳이 있다.  전라남도 고흥군은 이 때문에 나로도를 더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흥군의 남쪽에 자리한 외나로도는 조선시대 초기부터 ‘나라섬’으로 불려 오다 일제시대에는 우리 지명이 한자로 바뀌면서 뜻보다는 음을 딴 나로도(羅老島)가 됐는데 지명의 유래를 보면 “나라에 바칠 말을 키우는 목장이 여러 군데 있어 ‘나라섬’으로 불렸다”라고 하는 곳이다. 

고흥은 쌀맛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무엇보다도 유명한 것은 유자와 석류다. 둘 다 과일이지만 계절마다 먹는 대중적인 과일과는 거리가 있다. 몸에 좋은 것은 알고 있는데 쉽게 먹기가 어려운 과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보통은 차나 즙, 음식 등에 넣어서 먹는 경우가 많다. 참~ 좋은 것은 알겠는데 자주 먹기 위해서는 한 번 손을 거쳐야 한다.  

올해 고흥으로 발길은 나로도 대신에 황금빛 유자와 자줏빛 석류를 만나러 축제장으로 먼저 해보았다.  혈관질환에도 좋다는 유자는 유자의 액을 농축하면 육류 요리를 비롯하여 물김치에 활용하면 색다른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도 가장 쉽게 유자를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은 과립분으로 먹는 방법과 유자차나 농축액을 희석해서 먹는 방법이다. 올해도 독감 예방 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쌀쌀한 바람이 부는 요즘이 제철인 유자가 당뇨나 비만 예방뿐만 아니라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와 피부 미용에 좋다고 알려진 레몬보다 비타민 C 함유량이 3배나 많다는 유자를 먹어보는 것이 어떨까. 

석류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과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량으로 생산되는 것은 전남 고흥과 경남 거제가 대표적인 지역으로 특히 고흥은 총생산량의 60%의 비중이 넘는 곳이기도 하다.  전남 고흥군이 2012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석류 신품종 '꽃향 1호'가 2015년 석류 품종으로는 최초로 국립 종자원의 품종 등록 승인을 받기도 했다. 석류와 유자가 참 좋은 것은 알겠는데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첫걸음이 올해 내디뎠다.

고흥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지만 고흥특산물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는 데다 올해 축제가 처음 열린다고 해서 내려가 보았다.  향기가 좋은 노란색의 유자와  과피와 씨앗에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탄닌이 들어 있다는 석류를 보니 익숙한 지인을 만난 느낌마저 든다.  

축제장을 둘러보았다면 밤에 야경이 좋기로 잘 알려져 있는 녹동 장어거리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녹동 장어거리는 장어를 비롯하여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어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장어는 갯장어(하모), 붕장어(붕장어), 먹장어(곰장어), 뱀장어(민물장어)로 크게 나뉘는데 이곳에 오면 모두 맛볼 수 있는 음식점들이 있다.

지인들과 같이 전라남도 고흥까지 왔다면 고흥에서 유명한 자연산 회도 맛보는 것도 좋다.  여행이란 풍광을 보는 즐거움과 지역특산물을 만나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함이 아닌가. 

10월 31일이 저물어가고 있다. 10월이 지나가고 11월이 오면 가을의 그림자가 저편으로 사라져 간다. 전국 유자 생산량의 53%를 차지하는 고흥군은 석류 역시 전국 생산량의 68%를 차지한다는 지역축제는 "석류에 반하고 유자향에 취하다"라는 주제로 11월 3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가을이 훌쩍 떠나기 전에 고흥으로 가는 축제는 몸을 챙겨보는 시간이 될 듯하다.  


고흥 유자·석류 축제 2019 

날씨 : 흐림 14℃

기간 : 2019.10.30(수) ~ 2019.11.03(일)

장소 : 전남 고흥군청 앞 광장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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