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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1. 2019

가을에 핀 봄꽃

하동 야생차 박물관 '봄에 핀 차꽃'

봄에는 봄에 피는 꽃이 있고 가을에는 가을에 피는 꽃이 있다. 그렇지만 계절과 상관없이 꽃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림으로 그려놓으면 봄에 피는 꽃도 가을에 만나볼 수 있다. 차꽃, 그림으로 피어나다는 주제로 전시전이 하동 야생차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어 감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하동 야생차 박물관은 아침 일찍 가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하늘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여러 번 가보니 아침의 야생차 박물관이 가장 멋스럽고 싱그럽게 느껴졌다. 

하동 야생차에 대한 것을 접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적지 않은 전시전과 특별전이 열리기에 자주 방문해보는 곳이기도 하다. 옆에 있는 하동 차 체험관에 가면 차를 한 잔 마셔볼 수도 있고 마음에 들면 차를 구입해서 갈 수도 있다.  

가을이지만 봄에 핀 차꽃은 어떨지 궁금해하며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푸른 가지 초록 잎에 옥 같은 꽃이 피어 있는데 그 찻잎에 꽃을 얹어서 마셔보며 스서로 가볍고 맑아지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이래서 차를 마시는가 보다 하면서 그 순간을 행복해한 적도 있다.  

하동군의 녹차산업 현황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데 그 어느 지역을 보더라도 녹차를 재배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하동은 녹차 재배의 집산지이기도 하다.  

캘리그래피와 수채화, 유화 등으로 그린 작품들이 벽마다 걸려서 아름답게 봄의 향기를 풍겨내고 있었다. 그림마다 봄꽃의 매력은 모두 달랐다. 어떤 꽃이 좋냐고 묻는다면 어떤 꽃이든 그만의 매력이 있으니 고르기가 힘들 정도였다.  

봄꽃,  여름꽃, 가을꽃, 겨울꽃이 있다. 꽃차는 내리사랑이라고 한다. 온생명으로 피어난 꽃도 군데군데 골라 뽑아 성기게 해 주어야 열매가 여물고 다시 생명이 대를 이어간다고 한다. 그래서 풍류 차는 생기고 변화하는 생명을 오롯이 마셔볼 수 있어서 매력을 더한다.  

이해인 - 차꽃

한 송이 차꽃에 담긴

사랑의 기쁨은 

숨어서도 풍요롭네

너와 내가 오늘도

우정을 나무며

마시는 차 안에 

하늘이 열리고

우리는 하얗게 

영원을 만지네...

언젠가는 정말 명인이라고 부를만한 사람의 다기세트를 집에다가 갖추어놓고 날마다 차를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 손은 아니지만 가을에 봄꽃을 만나보니 한 송이 꽃이 들려 있는 것만 같았다. 봄꽃은 생명이기에 충만한 생명이 있으며 꽃차와 꽃시 선물을 통해 삶의 여정에 소소한 즐거움뿐만이 아니라 아름다움으로 피어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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