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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5. 2019

인생 완주

보령 청천호 둘레길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확실한 장점은 하나 있다. 긍정적이면서 생산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시작하면 반드시 마음먹은 기간까지 한다는 것이다. 공부가 되었던 운동이 되든 여행이 든 간에 바로 시작한다.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안 하지만 약속한 일은 한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을 다 걸으면 800km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한 달에 걷는 거리를 산정해보니 250km 정도였다. 적지 않은 길을 매월 걷는 셈이다.

공주와 청양, 보령을 이어주는 새로운 국도가 개통이 되고 나서 청천호 둘레길은 안쪽으로 둘러서 새롭게 만들어졌다. 청천호 둘레길의 시작에는 가느실 마을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은 옥녀가 베를 짜는 형국으로 아름다운 마을 환경이라고 해서 옥녀상이 만들어져 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때가 있다고 한다. 지금 아니면 못 하는데 지나 버리면 후회할 것 같다면 다녀오는 것이 답이라고 한다.  물론 이날은 그런 날은 아니었다. 안개가 자욱한 날 그냥 훌쩍 떠나서 걸어보고 싶은 날이었다. 

태어난 이상 B(Birth)는 경험한 것이고 언젠가는 D(Death)는 올 것이다. 그 중간에 선택이 있는데 그 선택은 현재만 가능하다. 과거는 신이 아닌 바꿀 수 없고 내가 원하는 미래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오직 가능한 것은 지금 현재를 선택하는 일이다. 


역시 경험해봐야 매력이 있는 여행지인지 알 수 있다. 보령을 수없이 걸어보았지만 청천호의 안쪽으로는 처음 들어와서 걸어본다. 

11월이 시작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단풍이 모두 들지는 않았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곳이 있으니 11월 말까지 가을은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정말 친한 사람이 아니고는 같이 가는 것보다 혼자서 가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굳이 관계의 연결점을 만들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홀로 그 여정을 걸어가는 것이 정신건강상 좋다는 생각이 든다. 

청천호 둘레길 코스는 전체를 다 걸으면 6km를 조금 넘는 거리를 걷게 된다. 대나무를 비롯하여 청천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비롯하여 다양한 보령의 자연을 맛볼 수 있다. 

대나무가 하늘 높이 자라나 있는 곳이다. 내년이 되면 죽순이 자랄 텐데 그때가 되면 마을 사람들이 와서 죽순을 캐지 않을까. 

작가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사람들이 그 문제를 깨닫기 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설의 제목은 소설의 절반을 규정한다고 한다. 우선 절반을 어떻게 쓸지를 머릿속에서 구상이 끝난 것이다. 청천호 둘레길은 처음 걸어보았지만 그 시작에서 이미 이런 풍광을 상상했을지 모른다. 그다지 험난한 길이 없어서 2시간 정도의 시간만 감내할 수 있다면 걸어볼 만한 보령의 여행지가 청천호 둘레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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