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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7. 2019

정지용의 나무

옥천 체육공원에서 만난 시인

더운 날 옥천 공설운동장에서는 옥천만의 맛이 있는 복숭아와 관련된 축제가 열렸다. 그곳 바로 옆에는 옥천 체육공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정지용과 관련된 상과 시비가 자리하고 있다. 섬세한 그 표현이나 성격만큼이나 가을에 어울리는 시인은 바로 정지용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시적인 것의 기본은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지 않고 남들처럼 표현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11월 둘째 주에 옥천문화원을 시작으로 옥천 체육공원을 돌아보았다. 이곳에는 가을에 어울리는 시인 정지용의 흔적들이 이어지고 있다. 시의 운율로 대변되는 그 시기에 정지용은 한국 ‘현대시의 맥박’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중요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 나무 - 


얼굴이 바로 푸른 하늘을 우러렀기에

발이 항시 검은흙을 향하기 욕되지 않도다.


곡식알이 거꾸로 떨어져도 싹은 반듯이 위로!

어느 모양으로 심기여졌더뇨? 이상스런 나무 나의 몸이여!


오오 알맞은 위치位置! 좋은 위아래!

아담의 슬픈 유산遺産도 그대로 받았노라.


나의 적은 연륜年輪으로 이스라엘의 2천 년二千年을 헤였노라.

나의 존재存在는 우주宇宙의 한낱 초조焦燥한 오점汚點이었도다.


목마른 사슴이 샘을 찾아 입을 잠그듯이

이제 그리스도의 못 박히신 발의 성혈聖血에 이마를 적시며-


오오! 신약新約의 태양太陽을 한 아름 안다.

가을 하면 나무가 먼저 생각나기에 정지용 시인의 나무라는 시를 꼽아보았다. 그의 시에서 나무는 우주의 중심으로 표현되는데 가지가 하늘을 향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시다. 

옥천의 한자인 沃川에서 沃은 기름지며 아름답고 부드럽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느 하나 부정적인 것이 없는 지명의 이름이다. 건천·서화천·월 외천 등이 금강으로 유입하는 옥천은 군의 중부와 북부를 곡류하는데, 특히 이 군 일대에서 하천의 구배가 매우 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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