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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7. 2019

가을 정취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

글을 쓰는 것은 항상 새롭고 때로는 어려운 일이다. 일상에서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가지만 대부분 말을 하던가 메신저로 짧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소통을 한다. 그런 말이 필요가 없는 것은 바로 계절에 만나보는 다양한 색감에서 느껴질 수 있는 정취다.  멀리 나가도 좋고 가까운 곳의 도심공원을 찾아가도 가을 정취는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 노란색 빛깔이 고운 은행나무를 비롯해 노랑빛에서 붉은빛까지 다채로운 단풍색의 느티나무 등이 사람을 맞이해주는 곳이 바로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이다.

보라매공원을 거닐어 보니 가을이 가득 차다 못해 흘러나오고 너무 예뻐서 마치 가을 정취를 잘 담아놓은 가을 액자 속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정서적으로 마음을 다잡아가며 심미적으로 흔들리는 계절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많이 피어 있지는 않지만 핑크 뮬리도 보라매공원의 국화꽃에 둘러싸여 있다.  조바심 내지 않으면서도 고통을 체득하며 자연을 통한 수행과 멋의 수단으로 삼았던 국화 속에 화사한 색감의 핑크 뮬리가 그 은은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행복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 혹은 이룬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고 때로는 흘려보낼 줄 아는 관조의 미덕을 아는 것에 있지 않을까. 보라매공원에 떨어진 낙엽은 가을이 모두 지나가기 전까지 가을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도록 남겨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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