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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5. 2019

고전 (古典)

가을을 맞이한 논산 종학당

서양과 동양을 떠나서 고전이라고 불리는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든 사람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칭송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아야 한다. 좋은 글귀들이 가득 차 있는데 왜 사람들이 잘 읽지 않을까. 우선 내용이 방대한 경우가 많고 딱딱하며 너무 옳은 말만 적혀 있다는 것이다. 때론 적당하게 살고 싶은데 고전에서는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한다. 원래 몸에 좋은 약은 쓰듯이 정신에 좋은 글도 연습이 없으면 잘 읽히지 않는다.

고전의 미학은 오래되었음에도 살아 있다는 것에 있다. 잎새에 있는 바람에도 부끄럽지 않기를 바랐던 윤동주처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진정성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논산에 자리한 종학당은 복잡한 생각을 단순화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논산의 여행지다. 

종학당은 1625년 인평대군의 사부였던 윤순거가 사저에다가 자녀의 교육을 위해 세운 사설 교육기관으로 지역의 과거 준비생 및 석학들의 학문 연구와 교류의 중심 역할도 했었던 곳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중간에도 이곳에 오면 갑자기 고요해지는 것만 같다. 

무언가를 이루는 사람은 신중함과 함께 굳건함을 가지고 있다. 계속 신중만 해서 그냥 제자리에 있는 것이다. 주변에서 아니라고 말해도 타인의 말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지녀야 한다. 명철하게 판단이 내려진 후에는 나의 길을 믿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것이다.  

행사가 있을 때가 아니면 논산 종학당은 항상 이렇게 한가하고 한적한 모습이다. 논산에서도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서 이곳에 올 때는 안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온길로 나가게 된다. 종학당은 창건 후 280여 년에 걸쳐 42명의 문과 급제자와 31명의 무과 급제자를 배출하였다고 한다. 한 장소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과거에 40여 명 이상 배출된 것은 조선 600년 역사에서 없던 일이었다. 


종학당은 파평 윤 씨인 형제의 힘으로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건립 당시 윤순거는 파평 윤씨 문중 자제의 교육 기틀을 마련하기 위하여 종제 윤원거, 아우 윤선거와 함께 종약 및 가훈을 제정하여 오랜 세월을 유지해왔다. 지금은 한적한 곳이지만  280억 원(국비 84억, 도·시비 각각 98억)을 들여 노성면 병사리 98-6 일원 4만 6581㎡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5000㎡ 규모로 건립해 내 후년인 2021년 4월에 준공해 문을 열어 충청 유교문화를 꽃피울 시간이 곧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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