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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5. 2019

괴산 동헌과 군수 관사

공부만 하고 실천이 없다면 허망하지 않은가

많이 배우는 것은 일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지만 많이 배웠다고 해서 가벼워 보이는 일을 등한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즉 공부만 하고 자신에게 맞는 자리가 없어서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허망해지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인 알랭 바디우는 어떤 사건에 의해 진리의 범주가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일까.  진리의 범주가 재구성된다는 것은 개인이나 사회가 진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던 것이 바뀌게 된다는 의미다. 

작은 도시이지만 괴산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곳이다. 옛 동헌이 있던 곳의 건물의 대부분은 헐리고 옛날 괴산군수가 사용하던 관사는 지금은 건물이 남아서 옛 모습을 지키고 있다.  갑작스러게 일어난 사건이 사람을 변화하기도 하고 사회도 바꾸게 된다. 사건이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쁜 것일 수도 있다. 갑작스럽게 닥치는 것처럼 예상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평소에 자신을 수양해놓았다면 무엇이 오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괴산군수 관사는 등록문화제 제144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1919년 무렵 건립되었다고 한다. 이 지역의 유지인 최부자가 1950년에 기증한 것으로 현재에도 괴산 군수 관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전통 한옥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데 건물은 대문간채와 일자형의 사랑채와 ㄱ자형의 안채로 구성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내부 평면의 실 구성 및 배치가 변화해 왔다고 한다.  

살다 보면 한쪽으로만 치우친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관념적인 생각에 치우여서 실천이 부족한 사람도 있지만 생각보다 행동이 빨라 자주 실수하는 사람도 있다.  경이 내적이고 관념적인 수양이라면 의는 외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에 속한다.  이 둘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고 한다. 의 없는 경은 허망하고, 경 없는 의는 위험하다.  이는 비단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 사는 이야기임에는 분명하다. 

괴산군수 관사에서 조금 위쪽으로 걸어서 올라오면 혼자 독자적으로 남아 있는 괴산 동헌이 나온다. 동헌이 있다는 것은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람이 머물던 숙박공간도 있었던 의미이기도 하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동헌 건물이지만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공공건축물 중의 하나였던 관아 건물 중 가장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괴산 동헌의 구조는 장대석 기단 위에 큰 할석의 덤벙 주초석을 놓고 단면이 큰 원형기둥을 세웠다. 동헌이란 명칭은 외아가 내아의 동쪽에 있는 데서 연유했다. 조선시대 관아 건물은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철거되어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이 많이 없다고 한다. 동헌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수령(守令)으로 얼마 전 문경에 갔다가 지인이 비 같은 것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묻기에 백성을 위해 일한 수령을 기리는 비라는 말을 해준 기억이 난다.  수령은 군수와 현감을 합한 말이라고도 하고, 수는 '수토 양민', 영은 '명령을 받들어 시행한다'는 뜻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과거의 군수는 괴산 동헌에서 근무했고 현대의 군수는 괴산군수 관사에서 근무했으니 이 또한 변화의 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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