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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8. 2020

현대의 교육학

율곡 이이를 존경하며 이름을 짓다. 

조선시대에 받았던 교육과 지금의 교육은 그 내용이나 방향이 전혀 다르다. 과거의 교육이 특정한 계층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육을 받으며 사회로 나가게 된다. 조선시대에도 빈곤정책은 무척이나 중요하게 다루어졌지만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경제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소극적으로 가르쳤으며 심지어 천한 것이라고 치부하기까지 했다. 그때보다 경제학이라던가 자본의 중요성이 무척이나 커진 지금 우린 경제를 잘 배우면서 자라고 있을까. 시험과목으로 나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다. 돈에 대한 것을 가르친다고 하면서도 돈의 본질을 알려주는 부모는 많지 않다. 

문경의 한적한 마을에 갔을 때도 이런 선돌을 본 기억이 난다. 옥천군 안남면 종미리 미산마을에는 미산 선돌이 있다. 선돌은 보통 수호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을을 지켜준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사람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떠한 대상도 의미를 부여함에 따라 가치가 부여되기도 한다. 형태는 판자 꼴이면서 암질은 편마암이다. 

종미리 미산 선돌이 서 있는 곳에서 돌아보면 옥천의 경율당이라는 작은 서당이 보인다. 율곡 이이를 존경하여 자신의 호를 경율이라고 짓고 이곳에 서당을 지어 후학을 가르쳤다고 한다. 건물의 구조는 정면 4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사방으로 툇간을 달았고, 뒷면 창고방에는 서책을 보관하던 누락이 설치되어 있다. 율곡 이이를 보면 교육에 균형이 있었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시의(時宜)라는 것은 때에 따라 변통(變通)하여 법을 만들어 백성을 구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대의 변천에 따른 법의 개정은 당연한 일이라고 보았다. 


사람들이 부동산에 올인하는 것도 사실 경제적인 활동으로 수입을 올리지 못하게 될 연령대를 대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 사람들은 결혼을 하지 않을까. 나름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한 사람은 준비 안된 누군가 한 명이 더해짐으로써 미래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면 선택을 꺼리는 것이 당연하다. 돈과 경제를 잘 가르쳐야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대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은 문을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가 본다. 용마루에 얹은 장식기와에 ‘옹정30년을유’라는 글귀가 있어 문인 전후회가 1735년에 건립된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이이를 존경하여 호에까지 사용했을 정도라면 그의 생각이나 걸어간 길을 후학에게 가르쳤을 것이다.  이이는 진리란 현실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고, 그것을 떠나서 별도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이이에게 기란 감성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영역, 심령이나 이성까지도 포괄한다고 보았으며 정을 도모함에 있어서도 개인이나 일부 지도층으로부터 하향식으로 수행될 것이 아니라, 언로를 개방해 국민 모두가 말할 수 있게 하고, 위정자는 아래로부터의 중지(衆智)를 모아야 한다고 보았다. 

경율당에서 전후회가 무엇을 가르쳤을지는 자료가 많지 않아서 모르지만 이이는 경제사(經濟司)의 창설을 제의하면서 단지 기성 관료가 아니라 윤리성과 합리성을 겸비한 최고의 지성이 동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듯이 현실적인 교육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가진 것이나 물려받을 것이 없고 나이까지 있다면 포기해야 할 것과 같이 도모해야 할 것의 시간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 현명하게 고민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챙기고 품으면서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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